트위터는 2일 미국의 네오나치 백인우월주의 단체 ‘아이덴티티 에브로파’가 극좌단체 안티파(@ANTIFA―US)의 이름으로 가짜 계정을 만들어 폭력 시위를 부추겼다며 계정을 폐쇄했다고 밝혔다. 트위터 화면 갈무리
극좌 단체 ‘안티파’가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숨진 뒤 트위터에 글을 올려 폭력 시위를 부추긴 것으로 알려졌지만, 사실은 이들을 가장한 백인우월주의자 단체의 소행인 것으로 드러났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업체 트위터가 안티파의 이름으로 폭력을 선동하는 글을 올렸던 트위터 계정(@ANTIFA―US)이 미국의 네오나치 백인우월주의 단체 ‘아이덴티티 에드로파’가 만든 것으로 드러나 계정을 폐쇄했다고 2일 <엔비시>(NBC) 방송 등이 보도했다.
트위터는 “이 계정이 우리 플랫폼의 조작·스팸 규정, 구체적으로는 가짜 계정 생성 규정을 위반하고 폭력을 선동했다”며 계정 폐쇄 이유를 밝혔다. 트위터는 이 계정 외에도 아이덴티티 에드로파와 연계된 다른 가짜 계정들도 폐쇄했다고 덧붙였다. <시엔엔>(CNN) 방송은 “백인우월주의자들이 좌파 활동가 행세를 하며 미국에서 긴장을 악화시키려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이런 사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흑인 사망 항의시위에서 나타난 방화·약탈 등 폭력의 배후로 안티파를 지목하고 이 단체를 테러 조직으로 지정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나온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이후, 윌리엄 바 법무장관도 최근 시위에서 일어난 폭력 사태가 안티파와 관련이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하지만 당국은 이를 입증할 구체적 증거를 제시한 바는 없다.
앞서 ‘@ANTIFA―US’란 이름의 계정은 지난달 31일 ‘#흑인의 생명도 중요하다’는 해시태그와 함께 “오늘밤이 바로 그 밤이다. 동지들이여, 우리는 주거 지역으로 들어간다…백인들 동네…그리고 우리는 우리 것을 차지할 것”이라는 트위트를 올린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아들 트럼프 주니어는 이 트위트를 캡처한 사진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리며 “완전히 정신 나갔다”며 “안티파가 정말로 어떤 조직인지만 기억하라. 테러 조직이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