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각) 버지니아 알링턴에서 열린 보수단체 ‘국가정책회의’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알링턴/로이터 연합뉴스
조 바이든 대선 후보를 확정한 미국 민주당의 전당대회가 끝나고, 이번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차례다. 공화당은 코로나19로 인해 화상으로 대체한 민주당과 달리, 허용되는 범위에서 최대한 ‘라이브 대면 행사’로 차별화한다는 방침이다.
공화당은 24~27일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서 트럼프를 11월3일 대선에 내보낼 당의 후보로 재선출하는 전당대회를 연다. 첫날인 24일 미 전역에서 온 336명의 압축된 대의원들이 모여서 투표를 통해 트럼프를 후보로 지명한다. 25일에는 트럼프 부인 멜라니아가 새로 단장한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소규모 인원 앞에서 연설하고, 26일에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펜실베이니아주 볼티모어에 있는 맥헨리 요새에서 지지자들 앞에서 연설할 예정이다. 트럼프는 마지막날인 27일 밤 백악관 잔디밭에서 후보 수락 연설로 대미를 장식한다. 트럼프 연설에는 1000명 이상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에이피>(AP) 통신이 보도했다. 이같은 생중계 연설은 현장 청중의 반응과 어우러져, 민주당 전당대회보다 역동적인 장면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는 민주당 전당대회를 “녹화한 것”이라고 비난해왔다. 공화당은 트럼프 연설 직후 백악관 앞 내셔널몰에서 불꽃놀이를 할 계획이다.
22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가 새로 꾸민 백악관의 로즈가든을 기자들이 살펴보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트럼프의 ‘주인공 욕심’도 나흘 내내 이어질 예정이다. 로나 맥대니얼 공화당 전국위원회 위원장은 “유권자들은 전당대회 기간 매일 대통령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백악관은 전당대회 첫날인 24일 트럼프가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을 타고 오전 11시45분 샬럿에 도착한다고 기자들에게 공지했다. 트럼프는 샬럿에서 연설하거나 후보 지명 행사에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2016년 전당대회 때도 첫날 부인 멜라니아를 소개하러 ‘깜짝 등장’해 현장을 들썩이게 한 적 있다.
트럼프는 민주당 전당대회 직후인 21일 버지니아주 알링턴에서 열린 보수단체 행사에서 “민주당은 미국 역사상 가장 어둡고 분노하며 암울한 전당대회를 했다”고 비난했다. 전날 바이든이 자신의 재임 기간을 “어둠의 계절”이라고 비판한 것에 반격한 것이다.
민주당은 공화당 전당대회 기간동안 매일 트럼프를 공격하는 영상을 내보내며 ‘맞불’을 놓을 예정이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코리 부커 상원의원, 그레첸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 발 데밍스 하원의원 등이 연사로 나서서 코로나19와 경제, 건강보험 등과 관련해 트럼프를 비판하고 바이든을 대안으로 부각할 계획이다. 트럼프가 민주당 전당대회 기간(17~20일)에 행사가 열리는 위스콘신주를 방문해 바이든을 비난하고, 바이든 후보 수락 연설 한 시간 전에 텔레비전에 출연하는 등 ‘재뿌리기’를 한 데 대한 반격이다.
지난 20일(현지시각)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민주당 대통령 후보 조 바이든(왼쪽)과 부통령 후보 카멀라 해리스(오른쪽)가 손을 맞잡고 위로 올리고 있다. 밀워키/로이터 연합뉴스
한편, 민주당은 코로나19로 인해 사상 처음으로 실시한 언택트(비대면) 전당대회를 성공이라고 자평했다. 바이든 캠프 선대본부장인 젠 오말리 딜런은 21일 “우리는 모든 곳에 있는 미국인들에게 다가가 조 바이든의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비전을 보여주기 위해 전당대회를 재해석하고 재창조했다”고 밝혔다. 바이든 쪽은 나흘간 전당대회를 시청한 사람이 텔레비전 8510만명과 실시간 온라인 스트리밍 3550만명을 포함해 모두 1억2200만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또 유튜브,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서 민주당 전당대회 관련 영상들이 1억2870만 뷰를 기록했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캠프는 또 전당대회 주간에 7000만 달러(약 833억원)를 모금했다고 밝혔다. 이와 별도로 민주당의 온라인 모금 플랫폼인 ‘액트블루’에도 전당대회 나흘 동안 8260만 달러(982억원)가 몰려들었다고 <더 힐>이 보도했다. 액트블루는 하루 평균 모금액이 1100만 달러였으나, 지난 11일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을 부통령 후보로 결정했다고 바이든이 발표한 직후 48시간 동안에만 4800만 달러가 모이는 등 후원이 늘었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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