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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탈레반, 이틀 사이 쿤두즈 등 5개 주도 장악

등록 2021-08-09 09:09수정 2021-08-17 10:29

쿤두즈, 아프간 최대 산업 헤로인 밀수 통로
아프가니스탄 북부 거점 도시인 쿤드즈 도심의 광장에 8일 탈레반의 깃발이 게양되어 있다. 탈레반은 이날 정부군과의 전투 끝에 쿤두즈 시가지 대부분을 점령했다. AP 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 북부 거점 도시인 쿤드즈 도심의 광장에 8일 탈레반의 깃발이 게양되어 있다. 탈레반은 이날 정부군과의 전투 끝에 쿤두즈 시가지 대부분을 점령했다. AP 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에서 세력을 급속히 확장하고 있는 탈레반이 8일(현지시각) 하루 사이 북부 최대 도시 쿤두즈 등 주도 3개를 점령했다. 미군 철수 발표 이후 지난 5월부터 시작된 탈레반의 공세 이후 최대 성과다.

탈레반은 이날 북부 지역의 3개 주도인 쿤두즈, 사르에풀, 탈로칸 등을 점령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이에 앞서 탈레반은 전날 서남부의 자란즈, 북부의 셰베르간을 점령했다. 이틀 사이에 5개 주도를 장악한 것이다.

특히, 탈레반이 주도를 공격해 차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탈레반의 주도 공격은 지난 2020년 미국과 맺은 평화협정에 위배된다. 이 협정에서 탈레반은 쿤두즈 같은 지역 거점은 공격하지 않기로 했다.

인구 37만명의 쿤두즈는 수도 카불 등 주요 도시로 이어지는 교통의 요지다. 쿤두즈가 접경한 투르크메니스탄과의 국경 지역은 헤로인의 밀수 통로다. 쿤두즈 점령은 아프간의 최대 산업인 헤로인 재배와 밀매의 핵심지역을 장악했음을 의미한다. 헤로인 재배와 밀매를 주요 수입원으로 삼는 탈레반이 더욱 날개를 단 셈이며, 탈레반의 최근 공세에서 가장 큰 전략적 승리를 의미한다.

쿤두즈는 현 아프간 정부를 구성하는 핵심 세력인 북부동맹에도 중요한 세력권이다. 북부동맹은 탈레반이 소련 철군 뒤 내전에서 승리해 정권을 차지한 뒤에도 북부 지역에서 세력을 유지한 군벌이다. 북부동맹은 2001년 미군의 아프간 침공 때 탈레반 정권 붕괴의 전위 역할을 했다.

쿤두즈 경찰청의 부청장 사예드 자와드 후사이니는 “모든 정부군 병력이 공항 쪽으로 도주했고, 상황은 엄중하다”고 상황을 전했다. 아프간 정부는 정부군이 현재 쿤두즈를 탈환하려고 전투중이라고 밝히고 있으나, 정부군은 시 외곽으로 물러난 상태다. 이날 아침 쿤두즈 시내에서 퇴각한 정부군은 이날 저녁 들어 탈레반을 쿤두즈에서 몰아내려는 작전을 펼치고 있다고 정부군 소식통들이 외신에 밝혔다.

정부군과 탈레반 사이의 충돌은 정부군 본부와 공항이 위치한 쿤두즈 남쪽의 작은 교외 도시에서 진행중이라고 <뉴욕 타임스>가 정부군 장교를 인용해 전했다. 후사이니 부청장은 “우리는 너무 지치고, 정부군 역시 지쳤다”며 “보강 병력을 받지 못했고, 전투기들도 탈레반을 적시에 공격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탈레반은 지난 2015년과 2016년에 쿤두즈를 잠깐 점령했다가, 미군의 지원을 받는 정부군의 반격으로 패퇴당했다.

미군의 철수 발표 이후 지난 5월부터 공세를 시작한 탈레반은 현재 아프간 400개 지구 중에서 절반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탈레반은 지난주부터 서·남부의 거점 도시이자 주도인 서부의 헤라트, 남부의 칸다하르와 라슈카르가에도 함락 공세를 펼치고 있다. 탈레반은 현재 이들 서·남부 3대 도시에서 시가전을 벌이고 있다.

미군 철수가 진행되기 전, 탈레반은 비도시 지역에서 활동해왔다. 탈레반이 도시를 대상으로 공세를 펼치고, 주요 거점 도시를 장악하기 시작한 것은 정부군이 탈레반 앞에서 와해되고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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