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는 “최소 5명 숨져”…사망자 숫자 보도 엇갈려 미군 경고 사격 있었으나 사망 원인 확인할 수 없어
16일 탈출을 하려는 아프간 사람들이 카불에 있는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을 향해 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 입성한 15일(현지시각) 오후부터 카불의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에는 필사의 탈출을 하려는 아프간인들이 몰려들었다. 이튿날인 16일 오전에 찍힌 소셜미디어 영상을 보면 수백명은 족히 되어 보이는 시민들이 활주로에서 비행기 한 대를 향해 전력 질주했다. 1975년 남베트남 패망 당시 수도 사이공(현재 호치민)에서의 ‘최후의 탈출'을 떠올리게 하는 장면이다.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은 미국의 예상보다 훨씬 일찍 아프간 정부가 무너지고 사람들이 필사적으로 탈출하려는 모습을 ‘스테로이드를 맞은 사이공(Saigon on Steroids)’이라고 묘사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관련 일을 했다는 라티프는 15일 저녁 미국 이 신문에 핀란드로 갈 예정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전세기가 취소됐다고 말했다. 그는 “그들은 우리가 어딘가 갈 것이라고 이야기했지만 언제 그리고 어디로 가는지는 아무도 이야기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16일에는 아프간인이 공항에서 사망했다는 보도가 잇따랐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최소한 3명이 이날 아침 공항 승객 터미널에서 총격을 받고 숨졌다고 전했다. 목격자들은 “터미널 건물 밖에 피를 흘리고 누워있는 주검이 목격됐다”고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사망 원인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으며, 사망자 숫자 보도도 엇갈린다. <로이터> 통신은 목격자 말을 인용해 “최소한 5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목격자는 이 통신에 “희생자가 총에 맞아 숨졌는지, 압사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고 말했다.
미군들이 16일(현지시각) 아프가니스탄 카불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에서 사격 준비 자세를 취하고 있다. 카불/AFP 연합뉴스
앞서 미 해병대는 15일 저녁 카불 공항에 있던 C-17 수송기에 아프간인들이 몰려들자, 이를 제지하기 위해 경고 사격을 했다. 이후에도 미군은 하늘을 향해 총을 쏘는 등 여러 번 경고 사격을 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은 전했다. 카불 공항 경비는 미군이 맡고 있다.
아프간인들은 16일에도 공항 활주로에 앉아 비행기에 올라탈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이날 오후부터는 민항기 운항이 중단되고 군용기만 이륙하고 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