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대원들이 18일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서 총을 들고 걷고 있다. 카불/AP 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 정부군이 이렇다 할 저항도 하지 않고 무너지면서 탈레반은 미국이 아프간 전쟁 시작 후 20년간 지원한 막대한 양의 군사 물품을 손에 넣었다.
<에이피>(AP) 통신은 17일(현지시각) 미 의회가 설치한 ‘아프간 재건 특별감찰기구’ 보고서를 인용해 이렇게 보도했다. 통신은 보고서에 따르면 미군이 830억달러(약 96조원)를 들여 아프간 보안군과 경찰에 무기를 제공하고 훈련했는데, 아프간 정부 붕괴로 미군이 지원한 총과 탄약, 헬리콥터 등을 탈레반이 갖게 됐다고 전했다.
백악관도 미국이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정부에 지원한 군사 물품들이 탈레반 손에 들어갔다고 인정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7일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아프간에 준 수십억 달러 어치 무기들은 어떻게 됐나’라는 질문에 “우리도 완전한 그림이 없다. 군사 물자들이 모두 어디에 갔는지는 모른다”고 말했다. 이어서 “분명한 것은 상당한 양이 탈레반 수중으로 떨어졌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미군 헬리콥터 ‘블랙호크’ 같은 군사 물자에 왜 탈레반이 접근할 수 있게 했느냐는 질문에는 “그 블랙호크는 탈레반이 아니라 가니 (아프간) 대통령 요청으로 아프간 보안군에 줬다”고 말했다. 그는 “(조 바이든) 대통령은 탈레반 손에 결국 넘어갈 수 있다는 위험 때문에 (블랙호크를) 안 줄 수도 있었고, 아프간인들이 나라를 지키는데 배치할 수 있도록 줄 수도 있었다”며 “두 가지 모두 위험이 있었고 대통령은 선택해야 했다”고 말했다.
최근 탈레반은 칸다하르 공항에 아프간군 블랙호크가 서 있고 탈레반 대원이 그 주변을 오가는 동영상을 소셜 미디어에 공개한 적도 있다. <로이터> 통신은 러시아에서 개발된 AK-47 소총을 쓰던 탈레반 대원들이 최근 (정부군으로부터) 노획한 미제 M4, M16 소총으로 바꾸고 있다고 전했다.
조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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