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서 인체감염 조류 인플루엔자 발견
말리·이집트 등서도 닭 폐사…급속 확산 조짐
말리·이집트 등서도 닭 폐사…급속 확산 조짐
조류인플루엔자(AI)가 아프리카에 상륙했다. 세계보건기구(WHO) 전문가들은 에이즈(후천성면역결핍증)와 빈곤으로 질병에 취약한 아프리카에 조류인플루엔자가 확산되면 엄청난 피해를 줄 것으로 우려해왔다.
국제동물방역기구(OIE)는 나이지리아 북부 카두나주의 한 양계장에서 폐사한 닭에서 사람에 치명적인 H5N1 조류인플루엔자가 검출됐다고 8일 밝혔다. 이곳에서는 지난 달 10일부터 닭들이 폐사해 조류인플루엔자가 이미 다른 지역으로 확산됐을 수 있다고 <비비시(BBC)>가 전했다. 카두나주 인근 카노주에서도 닭들이 폐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제수역기구는 이전부터 아프리카에서 조류인플루엔자가 돌고 있다는 소문을 추적해왔다. 나이지리아말고도 말리, 이집트, 말라위, 리비아 등지에서 가금류가 폐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무엘 주치 식량농업기구(FAO) 동물생산보건국장은 “이젠 안전지대가 없다”며 “아프리카가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조류인플루엔자가 아프리카에 상륙한 이상 급속도로 번질 것으로 우려된다. 아프리카 빈국들은 가금류 폐사를 즉각 보고하지 않고, 농민들은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도살을 꺼린다. 나이지리아 정부는 4만여 마리의 닭을 살처분했으나, 폐사한 닭 상당수가 이미 시장에 팔려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조류인플루엔자는 유럽과 아시아에서 날아온 철새에 의해 전파된 것으로 추정된다.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168명이 H5N1 조류인플루엔자에 감염돼 84명이 숨졌다.
한편, 중국 위생부는 8일 중국 푸젠성에서 조류 인플루엔자(AI) 감염 환자가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0월 이후 중국에서 확인된 AI 인체 감염 사례는 모두 11건으로 늘어났다.
감염자는 푸젠성 장푸현의 농민인 린아무개(26·여)로 지난달 10일부터 고열과 폐렴증세를 보였다. 중국 위생부는 이날 중국질병예방통제센터의 검사 결과 린이 H5N1 아시아형 바이러스에 양성반응을 보임에 따라 이 사실을 세계보건기구(WHO)에 통보했다.
중국 산시(산서)성 양취안시의 한 양계장에서도 닭들이 AI에 감염돼 현지 당국이 이미 18만7745마리의 닭을 폐사처분했으며, AI의 확산을 막기 위해 주변 3㎞ 반경을 봉쇄하고 소독을 했다고 홍콩 <문회보>가 이날 보도했다.
유강문 기자, 베이징/이상수 특파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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