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병력(가운데)이 5일(현지시각) 러시아대사관으로 가는 길목에서 경비를 서고 있다. 카불/AFP 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서 자살 폭탄 테러가 일어나 러시아 외교관 2명을 포함한 6명이 숨졌다.
러시아 외교부와 아프간 당국은 5일(현지시각) 카불 주재 러시아대사관 근처에서 자살 폭탄 테러가 발생해 6명이 숨지고 적어도 10명이 다쳤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지난해 8월 탈레반이 집권한 이래 외교 공관을 상대로 자살 폭탄 테러가 시도된 것은 처음이다.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현지 경찰은 테러 공격자가 대사관 정문에 접근하기 전 무장 경호원에 의해 사살됐다고 밝혔다. 러시아 외교부는 성명에서 이날 현지시각 아침 10시 50분 대사관의 영사 업무 장소로 통하는 문 근처에서 무장한 사람이 폭발물을 터뜨렸다며 “이로 인해 대사관 직원 두 명이 숨지고 아프간 시민도 희생됐다”고 밝혔다. 희생된 아프간 시민은 네 명이라고 카불 경찰서 대변인 칼리드 자드란이 말했다.
러시아는 세계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탈레반 정권을 정식 정부로 인정하고 있지는 않지만, 탈레반 집권한 이후에도 카불에 외교 공관을 유지하고 있다.
외교 공관에 대한 테러는 과거 집권 이전 탈레반이 주로 활용하던 전술 중 하나였다. 그러나 지난해 8월 탈레반의 집권 이후에는 이슬람국가 무장세력이 종종 탈레반 체제에 맞서며 테러 공격을 벌이고 있다.
박병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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