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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이스라엘 정착촌 주민, 팔레스타인 청년 사살”…충돌 격화

등록 2023-01-30 11:30수정 2023-01-30 11:47

팔레스타인 소녀들이 29일 이스라엘 불도저가 밀어버려 폐허가 된 집 터에 앉아있다. 동예루살렘/AFP 연합뉴스
팔레스타인 소녀들이 29일 이스라엘 불도저가 밀어버려 폐허가 된 집 터에 앉아있다. 동예루살렘/AFP 연합뉴스

동예루살렘 유대교회당 총기난사 사건을 계기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충돌이 격화하고 있다. 이스라엘 정부는 ‘총기소유 완화’ ‘정착촌 강화’ 등을 대책으로 내놓았지만, 오히려 분란을 더 부채질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지난 27일 유대교 신도 7명이 숨진 동예루살렘 유대교회당 총기난사 사건 뒤 요르단강 서안 지구에서 이스라엘 정착촌 주민이 적어도 144차례 팔레스타인 주민을 향해 보복 공격을 했다고 팔레스타인 공식 통신사 <와파>를 인용해 2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여기에는 돌을 던지거나 하는 비교적 가벼운 보복도 있었으나, 총격을 가하거나 집에 불을 지르는 심각한 공격도 있었다.

요르단강 서안 북부의 이스라엘 정착촌인 크두민 근처에서는 10대 팔레스타인 청년 카람 알리 살만(18)이 총에 맞아 숨졌다. 이스라엘군은 살만이 “총으로 무장하고 있어서 정착촌의 민간인 보안팀이 무장해제했다”고 밝혔지만, <와파>는 살만이 무장 이스라엘 정착촌 주민에게 사살됐으며 경위는 불투명하다고 전했다.

남부 마사페르 야타에서도 정착촌 주민이 팔레스타인 주민을 공격하는 게 목격됐고, 라말라 근처 팔레스타인 마을 두 곳에서는 복면을 쓴 사람들이 집과 차에 불을 지르고 돌을 던졌고, 나블루스에서는 정착촌 주민들이 몰려와 나무 200그루를 뽑아버렸다.

북부 아크라바에서는 정착촌 주민이 인가받지 않은 초소를 세운 뒤 눈에 띄는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겨냥해 닥치는 대로 총을 쏘았으며, 이 때문에 부상자를 도우려 접근하던 의료진도 한 명 총상을 입었다고 이스라엘 인권단체 ‘예쉬 딘’이 전했다. 팔레스타인 자치기구 당국자는 “며칠 새 팔레스타인 주민과 재산을 겨냥한 테러행위가 전례없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보안병력은 29일 이른 아침부터 유대교회당 총기난사 사건의 주범인 20대 팔레스타인 청년 카이리 알캄의 집을 봉쇄하고 가족들의 접근을 막았다. 이스라엘 당국은 이 집을 곧 무너뜨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이스라엘 경찰은 유대교회당 총기난사 사건과 관련해 적어도 42명을 체포했다.

팔레스타인 쪽에서도 이스라엘 주민을 겨냥한 공격이 이어졌다. 28일엔 13살 팔레스타인인이 동예루살렘에서 이스라엘 주민 두 명을 쏘아 숨지게 했다.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정부는 29일 각료회의 뒤 강경 대책을 내놓았다. 여기에는 테러 혐의자의 가족에게 △사회보장 및 의료보험 혜택과 이스라엘 시민권 및 영주권의 박탈 △테러 혐의자 가족의 집 철거 △요르단 서안의 정착촌 건설 강화 △이스라엘 시민의 총기소유 제한 완화 등이 포함됐다.

그러나 이들 대책 대부분이 국제법을 위반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팔레스타인 주민의 반발을 불러 갈등을 더욱 부추길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스라엘 정보기관 고위인사였던 마이클 밀스테인은 요르단강 서안에서 어떻게 하면 이스라엘군이 날마나 군사작전에 나서는 상황에서 벗어날지에 대해 다시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스라엘이 전략을 마련하지 않으면 끝이 없다. 군사작전을 끝낼 수 있는 마지막 날이나 특정한 사건은 없다”고 말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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