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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2.14 19:17 수정 : 2005.02.14 19:17



과반세력 부재 ‘연정’ 화두로

UIA 48%-쿠르드 26%-친미 알라위 진영 14%
수니파 4개주 포용실패땐 헌법 부결 가능성
‘쿠르드’ 대접하고 ‘수니’ 끌어안기 필수과제로

13일 발표된 이라크 총선 결과 시아파 정당연합이 승자로 떠올랐으나 과도정부 구성과 헌법 작성을 좌우할 3분의 2 의석을 확보하지 못해 연정 구성을 위한 치열한 막후협상이 벌어지고 있다.

이라크 선거관리위원회는 시아파 정당연합인 통일이라크연맹(UIA)이 48%를 득표했으며, 쿠르드연맹리스트가 26%, 미국이 지원하는 이야드 알라위 총리가 이끄는 이라크리스트가 14%를 얻었다고 발표했다고 <에이피통신>이 전했다.

수니파 끌어들이기=선거 결과만 보면 근대 이라크 성립 이후 85년 동안 정권을 장악해온 수니파는 2%에도 못미치는 득표율로 전체 275석 중 10석도 차지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선거를 조직적으로 보이콧한 수니파들의 주요 거주지역인 안바르주(라마디·팔루자)에서는 유권자의 2%만이 투표에 참여했고, 살라앗딘주의 투표율도 29%에 불과했다.



△ 14일 이라크 북부 유전도시인 키르쿠크에서 전날 저항세력들의 폭탄공격으로 파괴된 가스관에서 거대한 화염이 치솟고 있다. 쿠르드, 아랍, 투르크멘 등 여러 민족들이 주도권을 잡기 위해 경쟁하고 있는 키르쿠크에서는 총선 결과 쿠르드족이 약진하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키르쿠크/AFP 연합

그러나, 수니파가 계속 배제된다면 종파간 갈등과 저항공격이 더욱 격렬해질 뿐만 아니라 새 헌법도 무효화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제헌의회는 헌법초안을 작성해 오는 10월 이에 대한 국민투표를 실시할 예정이지만,18개주 가운데 3개주에서 주민 3분의 2 이상이 반대하면 부결돼 제헌의회 총선부터 모든 과정이 다시 치러져야 한다. 수니파는 4개주를 장악하고 있다. 이 때문에 통일이라크연맹의 대표적인 정치인인 압델 압둘 마흐디는 아랍 위성방송인 <알 아라비야>에 출연해 “거국적인 정부를 구성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밝히는 등 수니파를 끌어들이려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수니파의 대표적 정치단체인 무슬림학자연합은 구체적인 미군 철수 일정표와 후세인정권을 주도했던 바트당 인사들을 정부에 참여시키도록 요구하고 있어 미국이나 시아파, 쿠르드족과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에이피통신>이 전했다.


△ 지난달 30일 실시된 이라크총선에서 시아파 정당연합인 통일이라크연맹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득표를 한 쿠르드연맹의 지지자들이 13일 이라크 선관위의 공식발표 직후 쿠르드 깃발과 지도자 마수드 바르자니의 초상화를 들고 북부 쿠르드족 거점도시인 키르쿠크 도심을 자동차로 가로지르며 자축하고 있다. 키르쿠크/AP 연합

‘캐스팅보트’ 쥔 쿠르드족=쿠르드족 지도자인 마수드 바르자니 쿠르드민주당 총재는 13일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쿠르드족을 끌어들이기 위한 치열한 협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쿠르드족들은 잘랄 탈라바니 쿠르드애국동맹 총재가 이라크 대통령이 돼야 하며, 주요 유전도시인 키르쿠크도 쿠르드족이 차지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쿠르드족 대통령은 이라크 수니파들뿐 아니라 쿠르드족 분리운동을 탄압해온 이웃 터키와 아랍국가들을 자극해 이 지역의 잠재적 불안요인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새 정부 총리로는 이브라힘 자파리 임시정부 부통령과 압델 압둘 마흐디 재무장관, 핵 물리학자인 후세인 알 샤리스타니 등 통일이라크연맹 지도자들이 거론되고 있다. 압둘 아지즈 알 하킴 이라크이슬람혁명최고평의회 의장은 이번 선거 결과 가장 유력한 지도자로 떠올랐지만, 이란과 긴밀한 관계를 가지고 있어 미국의 견재를 받고 있다. 알라위 총리도 쿠르드족과의 연합을 통해 시아파를 견재하며 총리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다.

이란의 역할=미국에서는 이란의 영향력 확대를 우려하는 목소리들이 높아지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14일 이라크 총선 결과는 미국이 3000억달러나 들여 이라크를 침공하면서 기대했던 친미적이고 세속적인 동맹 정권과는 정반대로 이란을 닮은 정권의 등장이라는 역설로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뉴욕타임스>는 미군의 지속적인 역할이 필요해진 데다 쿠르드나 수니파가 시아파 총리를 승인해주는 대가로 헌법과 정부에서 이슬람의 역할을 제한하는 조건들을 요구할 것이기 때문에 이란식 신정국가가 등장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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