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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2.17 19:06 수정 : 2005.02.17 19:06

시리아-이란 ‘미국 압박 공동대응’ 선언 왜?

이라크 저항-이스라엘 위협 헤즈볼라 진압전 해석
“레바논 암살정국 수해자는 시리아의 적들” 주장도

라피크 하리리 레바논 전 총리 암살사건을 계기로 미국이 시리아를 강하게 비판하자, 시리아와 이란도 이에 맞서 공동대응하겠다고 나서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서두르는 미국=이번 암살사건에 대한 조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지도 않고 시리아가 배후인지 분명히 밝혀지지도 않은 상태에서 미국이 시리아를 직접 겨냥하고 나선 것은 미국의 이라크 정책, 이스라엘과의 관계와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라크 총선 이후에도 저항공격이 수그러들지 않고, 이란과 관계가 긴밀한 시아파 연합이 부상하면서 시리아와 이란을 압박하려는 미국의 발걸음이 바빠졌다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는 17일 조지 부시 미 행정부가 하리리 암살사건 직후 시리아 주재 미국 대사를 소환한 데 이어 미국 내 시리아 관련 자산 동결과 시리아에 대한 외교적 제재 등 강력한 조처들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움직임에 대해 시리아와 이란은 위협에 맞서 공동 대응하겠다는 뜻을 밝히는 등 정면으로 반발하고 나섰다. 모라메드 레자 아레프 이란 부통령은 16일 테헤란에서 나지 오카리 시리아 총리와 만난 뒤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외부 위협에 맞서 모든 면에서 시리아를 도울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시리아가 이라크 내 저항세력들을 지원하고 시리아를 통해 각국의 이슬람 무장세력들이 이라크로 유입되고 있다고 주장하는 미국은 시리아를 압박함으로써 중동정책에서 중요한 조처들을 얻어낼 수 있는 상황이다. <인디펜던트>의 중동전문기자 로버트 피스크는 16일 부시 행정부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레바논 주둔 시리아군 철군을 압박함으로써 이라크 저항세력 지원을 중단시키는 효과를 얻으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 행정부와 관련된 한 소식통은 17일 <워싱턴포스트>에 미국 정부가 한달 전 중요한 저항세력 용의자를 추격하기 위해 이라크 주둔 미군이 국경을 넘어 시리아 안으로 진입하도록 하는 계획을 세웠으나 군 당국자들의 반대로 무산됐을 정도로 이라크 정책과 관련해 시리아의 움직임에 관심을 가져왔다고 말했다. 네오콘들은 지난해 말부터 시리아 내 군사시설들을 폭격해야 한다는 주장들을 공개적으로 내놓고 있다고 <인터프레스서비스>가 16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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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살정국 최대수혜자는 누구?=이스라엘과 미국은 또한 레바논에서 시리아와 이란의 지원을 받으며 정당으로 활동하면서 무장세력을 거느리고 여러 차례 이스라엘을 공격해온 헤즈볼라를 추방해야 한다고 요구해 왔으며, 이번에 시리아를 압박함으로써 헤즈볼라를 함께 겨냥하고 있다. 중동 지역에서는 하리리 레바논 전 총리의 암살사건을 계기로 궁지에 몰린 시리아가 레바논에서 철군하게 된다면, 실질적으로 아무런 군사적 방위수단을 가지지 못한 레바논 정부는 미국이나 프랑스에 의지하게 되고, 헤즈볼라 무장세력도 힘을 잃게 된다는 점에서 이스라엘이 큰 이익을 얻게 될 것이라는 분석들도 나오고 있다. 레바논의 변호사이자 정치활동가인 부슈라 알 카릴은 <알자지라>에 “하리리의 암살은 시리아를 타겟으로 삼기 위해 저질러 진 것이며 하리리의 죽음으로 가장 이익을 보는 것은 시리아의 적들”이라고 말했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러 “시리아에 미사일 판매 협상”

푸틴정부 중동 영향력 회복노력
미 압박정책 맞물려 미묘한 파장

미국이 시리아와 이란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는 것과 맞물려 러시아가 중동지역에서 영향력을 넓혀가며 이 지역 정세에 또다른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1991년 소련 해체 이후 중동지역에서 급격히 쇠퇴했던 러시아의 영향력이 블라디미르 푸틴 정부에서 재건되고 있는 셈이다.

러시아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시리아에 미사일 판매를 추진하며 미국과 미묘한 긴장관계를 이루고 있다. <인테르팍스통신>은 16일 러시아 고위 국방부 관리의 말을 인용해 “단거리 지대공 ‘스트렐리츠’ 미사일 시스템을 시리아에 판매하는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스트렐리츠는 이스라엘 당국이 레바논의 테러리스트들에게 넘어갈 것이라며 우려해온 최대 사정 5.2㎞의 지대공 미사일인 ‘이글라’(SA-18)를 탑재한 견착식 발사 시스템이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과 만나 시리아가 러시아에 진 부채 134억달러 중 73%를 탕감해 주기도 했다.

러시아는 또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의 비밀 핵무기 개발시설로 지목하고 있는 이란 남부 부셰르 원자력 발전소 공사를 거의 마무리했으며, 두번째 원전도 건설할 예정이다. 2006년 완공을 목표로 1천㎿급 부셰르 원전 건설을 지원한 러시아는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우려하는 미국의 중단 압력이 거세지지고 있음에도 오는 26일 핵연료 공급계약을 맺고 그로부터 약 두 달 뒤 첫 연료를 선적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말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신임 수반을 모스크바로 초청해 만나는 등 이스라엘과의 협상에서 실질적인 양보를 얻어내기 위해 러시아라는 지렛대가 절박한 아바스 수반에게 다가서고 있다.

이에 따라 중동을 대외정책의 핵심으로 여기는 미국과 충돌할 가능성도 높아가고 있다. 콘스탄틴 시모노프 러시아정치학센터 국장은 <인테르팍스통신>에 “중동을 외교정책의 핵심으로 보고 있는 미국은 러시아가 이 지역에서 영역을 넓혀가는 것을 좋아하지 않으며, 중동이나 다른 지역에서도 러시아를 견제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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