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전사들은 이라크에 침공한 미국과 서방 십자군의 살육에 맞서 3년간이나 싸웠으며, 궁극적으로 승리를 쟁취할 것이다.”
그동안 오디오테이프나 사진, 복면을 한 비디오테이프를 통해서만 모습이 전해졌던 알카에다 지도자 아부 무사브 알 자르카위가 25일, 비디오테이프를 통해 자신의 맨 얼굴을 공개했다.
자르카위의 이번 비디오테이프 성명은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이 지난 23일 아랍 텔레비전을 통해 오디오 성명을 발표한 지 이틀 만에 발표됐다. 알 자르카위가 얼굴까지 공개하며 성명을 발표한 것은 최근 이라크 새 정부 구성으로 이라크 저항세력이 타격을 받았다는 관측을 불식시키고 자신의 건재를 과시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미국 정보분석가들은 풀이했다.
자르카위는 이날 알카에다 등 이슬람 무장단체들이 메시지를 자주 발표해온 한 인터넷 웹사이트에 공개된 비디오 성명에서 “미국과 맞서기 위해 알카에다 산하단체를 구성했다”며 “미국을 상대로 좀더 강력한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을 겨냥해, “당신은 왜 당신의 병사들이 자살하고 마약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국민들에게 얘기하지 않는가?”라고 ‘조롱’하기도 했다.
최근 몇개월 동안 잠행을 해온 것으로 알려진 자르카위는 비디오테이프에서 수염을 기르고 검은 옷을 입은 채 오른쪽에 총을 기대어놓은 모습이었다. 그는 이라크 안 미군과 시아파 무슬림을 상대로 자살폭탄 공격 등을 지휘한 혐의로 미국에 의해 2500만달러의 현상금이 붙어 있다. 2001년 9·11 동시다발 테러를 지휘한 빈 라덴과 같은 현상금이다.
김도형 기자, 외신종합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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