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라크 저항세력이 바그다드로 향하는 원유 송유관에 대한 공격을 조직적으로 강화하면서, 치밀한 계획 아래 수도 봉쇄작전에 나선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21일 인터넷판에서 보도했다.
신문은 “바그다드로 공급되는 원유와 가스, 난방용 연료 및 전기 공급을 차단하려는 저항세력의 공세가 전에 볼 수 없던 수준의 치밀함과 고도의 정밀성을 보이고 있다”며 “저항세력은 복잡한 송유관과 전력 공급망 등에 대해 상당히 구체적인 정보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실제로 올해 들어서만 원유 관련 시설에 대한 저항세력의 공세가 30여차례나 벌어졌는데, 이들 대부분이 바그다드로 전기를 공급하는 발전소나 정유시설 등으로 통하는 가스 및 원유 송유관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중순엔 바그다드 수도공급량의 65~70%를 담당하는 정수시설이 파괴됐고, 바그다드로 통하는 주요 전력 송·배선망도 집중적인 공격을 받아 전력공급에 큰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아이함 알삼마라이 이라크 임시정부 전력장관은 “(공세의 정교함으로 미뤄) 저항세력의 송유관 및 기타 관련시설 파괴행위는 사담 후세인 정권 시절 관련 책임자들의 지원 아래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저항세력이 자살 폭탄공격과 요인납치·암살 등을 통해 공포심을 유발하는 전술과 함께 주민들의 생활을 어렵게 해 불만을 키우는 양면 전술을 구사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타미르 가드반 임시정부 원유장관은 “지난해 11월부터 올 1월까지 벌어진 수십차례의 송유관 파괴행위가 바그다드 외곽 두라 정유시설로 통하는 3개 송유관에 집중되고 있다”며 “저항세력은 일종의 ‘중앙 통제실’을 갖추고 조직적으로 바그다드로 공급되는 원유 및 기타 에너지원을 차단해 도시를 고립시키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