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권 반대 등으로 58년만에…‘적수정’ 표장도 승인
이스라엘이 국제적십자(적신월) 운동에 정식 회원국으로 가입했다. 가입을 시도한 지 58년 만이다. 이스라엘은 그동안 아랍국들의 반대와 종교적 이유로 회원국이 되지 못했다.
국제적십자(적신월) 운동은 21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총회를 열어 이스라엘의 가입을 승인했다. 회원국 승인은 합의에 의해 이뤄지는 게 관례이나, 이번엔 이례적으로 표결에 부쳐졌다. 표결 결과는 찬성 237, 반대 54, 기권 18로 전해졌다. 시리아와 튀니지, 파키스탄 등 일부 아랍·이슬람 국가들은 이스라엘이 점령한 동예루살렘과 골란고원에 적신월사가 자유롭게 접근할 수 없다는 이유로 반대표를 던졌다.
이스라엘의 가입은 국제적십자(적신월) 운동이 ‘적수정’을 세 번째 표장으로 승인함으로써 이뤄졌다. 적수정은 이스라엘 구호단체인 ‘마겐 다비드 아돔’(다윗의 붉은 별)을 국제적십자(적신월) 운동에 가입시키기 위한 방안으로, 지난해 12월 채택돼 총회의 승인만을 남겨둔 상태였다. 마겐 다비드 아돔은 십자가를 인정하지 않는 유대교 전통에 따라 국제적십자(적신월) 운동의 표장을 사용하기를 거부했다.
1863년 출범 당시 적십자를 표장으로 채택한 국제적십자(적신월) 운동은 “적십자가 십자군을 떠올리게 한다”는 이슬람 국가들의 지적을 받아들여 1929년 적신월을 두 번째 표장으로 받아들였다. 적수정은 종교·민족·문화적으로 아무런 의미도 함축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세 번째 표장으로 채택됐다.
이번 총회에서는 또 주권국가만 회원국이 될 수 있다는 규정에 예외를 둬 팔레스타인에 회원국 자격을 부여했다.
유강문 기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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