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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나스랄라 ‘중동의 지도자’로 우뚝

등록 2006-08-07 18:38수정 2006-08-08 01:20

이스라엘 맞선 헤즈볼라 주도…입지 다져
미·프 결의안 강행태세
미국과 프랑스가 레바논을 침공한 이스라엘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표결을 8일께 강행할 태세다.

헤즈볼라 무장해제와 레바논 남부 완충지대 설치 등 이스라엘이 레바논을 침공하면서 요구한 내용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결의안은 헤즈볼라라는 과녁을 겨누고 있다. 그러나, 4주째 이스라엘의 공세에 맞서고 있는 헤즈볼라의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46)는 ‘아랍세계의 새로운 상징’, ‘중동에서 가장 강력한 인물’로 자리를 굳히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7일 보도했다.

2000년 18년 동안 레바논을 점령했던 이스라엘군을 철군시켰던 헤즈볼라는 이번에도 역대 어떤 아랍정권보다 끈질기고 강력하게 이스라엘에 맞서는 세력으로 아랍인들의 마음 속에 자리매김하고 있다. 아랍인들은 나스랄라를 ‘약속을 지키는 인물’ ‘정치·군사적 능력을 겸비한 아랍지도자’로 평가한다. 60년 베이루트 동부 빈민가에서 야채장수의 아들로 태어난 나스랄라는 이라크와 이란에서 신학을 공부한 뒤 헤즈볼라에 참여했다. 92년 전임자가 이스라엘 로켓에 암살되자 사무총장에 선출돼 헤즈볼라를 레바논 사회에 깊이 뿌리내린 조직으로 키워냈다.

레바논 남부의 아파트 경비원 아메드 아왈리(41)는 <뉴욕타임스>에 아내의 제왕절개 수술비 1500달러가 없어 애를 태우다가 헤즈볼라의 도움으로 무사히 아이를 낳을 수 있었고, 실직 때는 올리브유와 설탕 등 생필품을 받는 등 헤즈볼라로부터 몇년 동안 꾸준히 도움을 받았지만 도와준 사람 이름도 모른다고 말했다. 헤즈볼라는 정부의 지원을 받지 못하는 가난한 주민들에게 아무런 대가 없이 의료비와 학비, 영세상들의 사업자금까지 지원해 왔다. 이는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의 압도적인 공세를 버텨내며 주민들의 흔들림 없는 지지를 받는 힘이 되고 있다. 나스랄라의 사진을 가게에 걸어두고 있는 카페 주인 하이다르 파야드는 “헤즈볼라는 바로 레바논 민중이며, 레바논 민중이 바로 헤즈볼라”라고 말했다. 나스랄라의 큰 아들 하디가 97년 18살의 나이에 이스라엘과 전투에서 전사했고, 둘째 아들 자와드도 현재 남부 전선에서 싸우고 있는 점도 레바논인들의 심금을 울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과 프랑스가 제시한 안보리 결의안은 이스라엘에 침공을 장기화할 명분을 준 것으로 여겨져 레바논과 아랍권의 반발을 일으키고 있다. 결의안은 레바논 남부에 진격해 있는 이스라엘군 1만여명의 철수일정을 전혀 거론하지 않았으며, 이스라엘이 67년부터 점령해온 레바논 남부 ‘셰바 팜스’ 문제도 ‘추후 논의하겠다’며 넘어갔다. “헤즈볼라는 즉각 모든 공격을 중단하고 이스라엘은 모든 공세적 군사작전을 멈추라”는 내용은 이스라엘군이 “방어 작전”을 명분으로 공격을 계속하게 허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레바논 정부는 6일 유엔 안보리에 이스라엘군의 즉각 철수를 결의안에 포함시켜 달라고 공식 요구했다. 레바논 일간 <데일리스타>는 “이스라엘군의 철수를 요구하지 않는 불공평한 유엔 결의안은 더욱 강력한 무장저항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며 “이스라엘군의 레바논 남부 점령을 용인하는 것은 수많은 레바논 난민들이 집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뜻”이라고 비판했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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