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에서 잇따라 민간인 학살사건에 연루돼온 미군이 두달 전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민간인들에게 무차별 총격을 가해 최소 6명을 숨지게 했다는 주장이 당시 장면을 닫은 사진이 공개되면서 신빙성을 얻고 있다.
8일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 인터넷판에 따르면 미군 차량 한대가 지난 5월 29일 카불 북부 구역인 카이르 카네의 언덕길을 지나다 고장을 일으켜 다수의 민간인 차량을 들이받아 수명을 사상케 한 뒤 다른 미군 차량들과 함께 현장에서 도주하려다 민간인들로부터 돌이 날아오자 갑자기 민간인들을 향해 총격을 가했다는 것이다.
현장에 우연히 있던 아티프 아마드자이(34)는 사건 장면들을 20장의 사진에 담았다.
한 사진의 경우 미군 차량들이 민간인들로부터 돌을 맞게 되자 빠른 속도로 도주하는 장면을 담고 있다. 또 다른 사진에는 비무장 상태의 민간인 한 명이 미군 험비차량 옆에 서 있는 모습이 배경으로 잡혀 있는데, 이후 찍힌 사진은 이 민간인이 숨져 있는 장면이 담고 있다. 이 민간인은 가슴에 총탄을 맞은 것으로 보인다고 신문은 전했다.
또 다른 사진에는 '마이완'이란 이름의 정비공(18세) 주검 모습을 담고 있다. 마이완의 가족들은 그가 미군 험비차량에서 발사된 총탄을 가슴과 무릎에 맞은 후 사망했다고 말했다.
사건현장을 목격하며 사진을 찍은 아마드자이는 "처음에는 미군 병사들이 공중을 향해 경고사격을 하는 것으로 생각했다. 언덕에서 사진을 찍었는데 그들이 내 쪽으로도 총을 쐈다. 그래서 얼른 몸을 숙여 총알이 허벅지를 가볍게 스쳐 지나갔다. 대신 뒤에 있던 두 사람이 총격으로 숨졌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총 6명의 주검을 목격했다며 사건이 발생한 지 하루 뒤 카불주재 미 대사관에 찾아가 민간인들이 비무장 상태에서 미군의 총격을 받아 사망했다고 밝혔다고 덧붙였다.
사건현장 인근 주유소를 운영하는 나지르 아크마드(32)도 미군 병사들이 사람들을 향해 총을 쏘는 것을 두 눈으로 똑똑히 봤다며 "한 여군은 처음엔 총을 공중으로 겨냥했다가 바로 총대를 아래로 내려 사람들을 향해 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미군측은 당시 성명을 통해 미 육군 차량이 브레이크 고장을 일으켜 최대 13대의 민간인 차량을 들이받았고 이 과정에서 1명이 숨졌다며 최소한 연합군 차량 한대에 탄 병사들이 군중을 향해 경고사격을 했다고 밝혔다. 미군은 이 사건을 조사해왔으며 결과는 다음주 중으로 발표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미군 관계자는 7일 "사건 조사결과에 대해선 밝힐 순 없지만 우리 병사들은 군중쪽에서 총알이 날아왔다고 판단했다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미군 병사들이 지난해 11월19일 이라크의 하디타 마을에서 주민 15명을 학살했다는 주장이 최근 제기되는 등 미군은 민간인 학살사건에 잇따라 휘말려왔다. 유창엽 기자 yct9423@yna.co.kr (서울=연합뉴스)
미군측은 당시 성명을 통해 미 육군 차량이 브레이크 고장을 일으켜 최대 13대의 민간인 차량을 들이받았고 이 과정에서 1명이 숨졌다며 최소한 연합군 차량 한대에 탄 병사들이 군중을 향해 경고사격을 했다고 밝혔다. 미군은 이 사건을 조사해왔으며 결과는 다음주 중으로 발표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미군 관계자는 7일 "사건 조사결과에 대해선 밝힐 순 없지만 우리 병사들은 군중쪽에서 총알이 날아왔다고 판단했다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미군 병사들이 지난해 11월19일 이라크의 하디타 마을에서 주민 15명을 학살했다는 주장이 최근 제기되는 등 미군은 민간인 학살사건에 잇따라 휘말려왔다. 유창엽 기자 yct9423@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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