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농축 일시중단”에 미국 협상 재개뜻
정면충돌할 것 같던 이란 핵 사태가 조심스런 줄다리기 끝에 협상 테이블로 되돌아가고 있다.
이란이 지난 주말 유럽연합(EU)과 협상에서 ‘2개월 동안 우라늄 농축 일시 중단’ 카드를 들고 나온 데 대해, 미국은 일단 협상을 재개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미국은 그동안 신속히 이란 제재 방안을 논의하자고 압박해왔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은 11일 캐나다로 향하는 기내에서 이란 제재 추진을 잠시 멈추고 이란과의 협상에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라이스 장관은 “하비에르 솔라나 유럽연합 외교정책 대표가 이란과 협상 방안을 찾도록 해도 우리가 잃을 것은 없다”며 “문제는 이란이 검증가능하게 농축을 중단할 준비가 돼 있느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내가 아는 한 이란이 (유엔 결의대로) 협상 전에 농축을 중단하겠다고 하지는 않았다”며 협상이 실패하면 곧 안보리에서 제재에 대한 표결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주까지 안보리 제재 방안을 논의하면서 독자적으로 이란 은행과 미국 금융기관의 거래 차단 방침을 밝혔던 미국이 유화적 자세로 돌아선 것은 현재로선 대안이 없기 때문이라고 <뉴욕타임스>는 분석했다. 중국과 러시아는 이란 고위관리들의 여행제한과 금융제재 등 ‘약한 제재’를 넘어선, 석유금수 조처 등 ‘강한 제재’에는 동참할 수 없다고 버티고 있다.
<아에프페(AFP)통신>은 알리 라리자니 이란 핵협상 대표가 지난주말 유럽연합에 우라늄 농축을 2개월 동안 중단할 뜻이 있다고 밝힌 것은 “유엔 안보리가 이란 핵 프로그램에 대한 제재 움직임을 완전히 전면적으로 중단할 것을 요구”한 조건부 제안이라고 12일 보도했다. 이란과 유럽연합은 이번주 다시 협상을 벌일 예정이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