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고난의 역사
동서문명이 교차하는 한 가운데 위치한 아프가니스탄은 수천년 동안 외부의 개입과 내분으로 피를 흘렸다.
한반도의 3배인 65만㎢ 국토의 대부분이 험준한 산과 메마른 사막지대지만, 이란·인도·중국·중앙아시아·러시아 등이 만나는 실크로드의 중심부에 위치한 지정학적 위치는 모든 강대국들을 끌어당겼다. 페르시아, 알렉산더 대왕, 인도 쿠샨왕조가 차례로 이곳을 점령했고 7세기 아랍세력에 정복돼 이슬람화된 뒤 몽골의 칭기즈칸과 인도 무굴제국의 지배를 받았다. 18세기에 처음으로 아프간인들이 통치하는 민족국가가 등장했지만, 곧 영국이 러시아의 남진을 차단할 완충지대로 만들기 위해 개입했다. 당시 아프간인들은 영국과 세번의 전쟁을 벌였다. 아프간인들의 완강한 저항은 대영제국의 군 역사에선 최악의 피해로 기록돼 있다.
소련의 침공, 탈레반 정권의 억압정치, 미국과 다국적군의 점령으로 아프간인들은 여전히 미래를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아프간 국민소득은 300달러에 불과하며, 유엔 통계로 아프간 국내총생산의 3분의 1이 아편 생산에 의존하고 있다. 전세계 헤로인이 92%가 여기서 생산된다. 2600만명의 인구는 이란계 아리안족인 파슈툰족과 타지크족 몽골계 하자라족, 터키계 우즈베크, 키르기스, 투르크멘족의 복잡한 모자이크를 이루고 있다. 99% 이슬람교도이고 문맹률은 60%를 넘는다.
박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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