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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3.09 21:01 수정 : 2005.03.09 21:01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중심가에서 8일 시아파 정치단체 헤즈볼라의 주도로 열린 친시리아 집회에 50만여명의 인파가 몰려 장사진을 치고 있다. 베이루트/AP 연합



“모든 재난은 미국서” 구호

[4판] 수십만명에 이르는 레바논 주민들이 8일 미국 등 서방나라의 내정 간섭을 규탄하며 초대형 친시리아 시위를 벌였다고 <에이피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시아파 최대 정치조직 헤즈볼라가 주도한 이날 시위에서 참석자들은 레바논 국기를 손에 든 채 수도 베이루트 중심가 리아드 솔 광장을 가득 메우고 ‘시리아와 레바논은 영원한 형제다’ ‘모든 재난은 미국에서 온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또 라피크 하리리 전 총리를 추모하는 묵념을 한 뒤 레바논 국가를 불렀으며, ‘시리아한테 감사한다’ ‘외국은 레바논 내정에 개입 말라’ 등의 글귀가 적힌 펼침막을 들고 곳곳에서 행진을 벌이기도 했다.

검은색 옷차림을 한 헤즈볼라 무장단원들이 경비에 나선 가운데 발언에 나선 헤즈볼라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는 “여기 모인 수십만 인파가 모두 시리아의 꼭두각시로 보이는지 묻고 싶다”며 “레바논은 분열하지 않을 것이며, 미국은 우리를 선동하지 못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하리리 전 총리의 죽음은 국가적 손실로, 이를 정치적 목적에 이용해선 안 될 것”이라며, 야당 쪽에 하루빨리 거국내각 구성에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앞서 7일 열린 반시리아 집회에 7만여명이 참석한 반면 이날 시위 참석자는 무려 5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이는 레바논 전체 인구(지난해 기준 370만명)의 약 14%에 해당할 정도여서, 헤즈볼라의 정치적 영향력을 실감케 했다. 현지 경찰 당국이 친시리아-반시리아계 주민들이 곳곳에서 크고 작은 충돌을 빚고 있다고 전한 가운데 헤즈볼라는 안팎의 압력으로 지난달 28일 물러난 오마르 카라미 총리의 고향인 북부 트리폴리(11일)와 남부 나바티에(13일)에서 집회를 잇달아 벌이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시위에 고무된 친시리아계 에밀 라후드 대통령이 카라미 전 총리에게 새 정부 구성을 요청할 전망이며, 의회에서도 상당수 의원들이 그의 복귀를 지지하고 있다고 <알자지라> 등 아랍 언론들이 전했다. 정인환 기자, 연합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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