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안 시아파 거주지역인 사드르시의 일부 이라크인들이 5일(현지시각) 시아파 성직자인 무타다 알 사드르의 얼굴이 그려진 대형 포스터를 든 채 후세인 사형선고 소식에 환호하고 있다. 사드르/AP 연합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은 5일 선고공판에서도 39차례의 이전 공판 때와 마찬가지로 ‘비타협적’ 태도를 보였다.
미국 <시엔엔>(CNN) 방송이 생중계한 이날 공판에 짙은색 정장에 흰색 셔츠를 입고 코란을 든 채 법정에 나온 그는 소리를 질러가며 재판 진행에 항의했다. 라우프 압둘 라흐만 주심은 “일어서라”는 명령에 따르지 않는 그를 강제로 일으키라고 법정 경위들한테 지시했다. 경위들이 팔을 비틀자, 그는 “팔을 꺾지 마”라고 소리쳤다.
판결 내용이 낭독되는 도중에도 그는 “신은 영원하다”고 외치며 삿대질을 해댔다. 라흐만 주심이 화난 표정으로 재차 주의를 주는데도 “이라크여 영원하라, 적들에게 죽음을” “점령군에게 굴복하지 마라” “판결은 점령군 뜻에 따른 것”이라는 말을 계속 외쳐댔다. 다른 피고인들도 “신은 영원하다”는 구호를 따라 해 공판은 소란 속에 진행됐다.
이런 소란과는 달리, 변호인단 대표인 칼릴 알둘라임은 <에이피>(A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후세인 전 대통령이 “‘종파 간 폭력을 중지하고, 미국 침략군에 복수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했다”고 말했다.
한편, 후세인 전 대통령의 변호인인 램지 클라크 전 미국 법무장관이 판결에 항의하다 퇴장당했다. 1960년대 법무장관을 지낸 클라크 변호사는 판결이 “졸작”이라고 항의하다, “이라크인을 모욕했다”는 라흐만 주심에 의해 법정 밖으로 쫓겨났다. 이본영 기자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