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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이집트 대통령 ‘세습’ 꼼수

등록 2006-11-20 18:33

무바라크 ‘헌법개정’ 예고
여당 단독대선 치를 수도
25년째 이집트를 통치하며 아랍 세계의 독재자 반열에 오른 호스니 무바라크(78·사진) 대통령이 헌법 개정을 통해 교묘히 권좌를 세습하려 한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19일 상·하원 합동연설에서 “대선 출마 자격을 다룬 헌법 76조 개정을 요청하겠다”며 “1980년 이후 가장 광범위한 헌법 개정”을 예고했다. 그는 자세한 개정 방향은 언급하지 않았지만, 등록정당 후보의 출마를 쉽게 만들겠다고 말했다.

현행 이집트 헌법에서 대선에 출마하려면 5% 이상의 의석 점유율을 지닌 정당 후보이거나, 무소속의 경우 하원의원 65명과 상원의원 25명 등 선출직 공직자 250명 이상의 지지를 얻도록 되어 있다. 그런데 지난해 총선 결과로 보면, 5% 이상 의석을 지닌 정당은 여당인 국민민주당뿐이다. 따라서 논리적으로는 2011년 대선을 여당 단독후보로 치를 수도 있다.

무바라크가 헌법 개정을 언급한 것은 국내외의 비판 여론을 의식해 야당 후보들로 하여금 보다 많이 대선에 출마할 수 있도록 길을 터주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최대 야당세력인 무슬림형제단은 ‘개악’ 시도라며 반발하고 있다. 무슬림형제단 간부 모하메드 하비브는 무바라크가 ‘등록정당’을 강조한 것은 “무소속을 배제하는 쪽으로 헌법을 개정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총선에서 하원인 국민의회의 의석 점유율을 20% 가까이로 늘리며 급부상한 이슬람주의 정당인 무슬림형제단은 불법단체로 규정돼 있어, 소속 의원들은 무소속으로 활동하고 있다.

1981년부터 권좌를 지켜온 무바라크는 지난해 5선에 성공하며 장기집권을 거듭하고 있다. 한쪽에서는 그가 대통령 임기 만료 전에 아들인 가말 무바라크(42) 국민민주당 사무차장에게 권력을 물려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무바라크는 이날 연설에서 “심장이 뛰고 숨을 쉬는 한” 대통령직에 있겠다고 말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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