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거국’ 아랍에미리트 첫 선거실시
‘내용없이 민주주의 생색만’ 우려도
‘내용없이 민주주의 생색만’ 우려도
지금도 왕과 토후들이 통치하는 곳, 걸프지역에 민주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아랍에미리트연합이 16일(이하 현지시각) 첫 선거를 실시해 민주화의 새 이정표를 세웠다. 민주화 시계, 느리지만 간다=“누구한테 표를 던져야 할지 고민하다 잠을 이루지 못했어요.” 6월 총선에서 처음으로 투표권을 행사한 쿠웨이트 여성 타이바 사데크는 <알자지라> 방송과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섭씨 47도의 무더위 속에서 총선이 치러졌지만 투표율이 80%를 기록할 정도로 여성 참정권이 처음 주어진 선거의 참여 열기는 대단했다. 걸프국가 중 유일한 ‘무선거국’이었던 아랍에미리트는 16일 40명으로 구성되는 연방국가위원회 선거를 치렀다. 이 선거에는 여성 65명을 포함해 450명이 출마해 여성 1명이 당선됐다. 올해 실시된 바레인 선거도 민주주의를 앞당긴 것으로 평가받는다. 2002년 처음 실시된 바레인 선거는 야권의 보이코트로 반쪽이 됐었다. 하지만 지난달 총선에서는 야권이 40석 중 17석을 차지했고, 걸프지역 최초의 여성 의원도 탄생했다. 선거 결과에 따라 소외받던 시아파가 사상 최초로 부총리에 임명됐다. 지난해 지방자치선거 형식으로 첫 선거를 실시한 절대왕정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또다른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내무장관인 나예프 빈압둘 아지즈 알사우드 왕자는 2009년 여성 참정권을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지난달 밝혔다.
16일 아랍에미리트연합 사상 처음 실시된 선거에서 수도 아부다비의 유권자들이 투표함에 투표용지를 넣고 있다. 아부다비/AP 연합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