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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사우디 왕자 주미대사 사임

등록 2006-12-19 17:23수정 2006-12-19 21:30

사우디아라비아 왕가 계보
사우디아라비아 왕가 계보
대미불만 혹은 권력다툼?
‘이라크·이란 정책 항의표시-왕실 혈통싸움’ 의견 분분

미국에 대한 반항인가? 단순한 권력다툼인가?

아랍세계에서 미국의 가장 강력한 동맹인 사우디아라비아의 미국 주재 대사가 사임한 것을 두고 여러 가지 해석이 나오고 있다. 왕실 실력자 중 한 명인 투르키 알파이잘 왕자는 11일(현지시각) “가족과 보다 많은 시간을 보내려고 물러난다”는 사임의 변을 대사관을 통해 밝혔다. 하지만 이를 곧이 곧대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의 전임자인 반다르 빈술탄(현 국가안보 보좌관) 왕자가 22년 동안이나 주미 대사를 역임한 데 비해, 투르키 왕자의 재임 기간은 겨우 15개월이다.

사우디의 주미 대사관 자문역이 지난 달 말 <워싱턴포스트> 기고문에서 이라크 주둔 미군이 철수하면 “이란의 지원을 받는 시아파 민병대의 수니파 학살을 막기 위해”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라크 문제에 깊이 개입할 것이라고 밝힌 게 대사 경질의 직접적 원인으로 지목된다. 사우디 정부가 이것이 “공식 정책”이 아니라는 차원에서 주미 대사를 경질했다는 것이다. 투르키 왕자는 정보기관 책임자 때 오사마 빈라덴과 접촉했다는 사실 때문에, 대사로 부임해서도 9·11테러 희생자 유족들한테 소송을 당하기도 했다. 이와 달리, 미국의 이란에 대한 미온적인 대응에 화난 사우디아라비아 왕실이 대사를 경질해 불만을 표시했다는 정반대의 해석도 있다.

왕실 내부 권력다툼설도 흘러나오고 있다. 시사주간 <타임>은 압둘 아지즈 이븐 사우드 전 국왕의 셋째 부인이 낳은 아들들인 ‘파이잘 계보’와, 다섯째 부인이 낳은 아들·손자들로 구성된 ‘수데이리 계보’의 갈등이 표면화한 결과로도 풀이된다고 보도했다. 투르키 왕자의 형인 사우드 알파이잘 외무장관이 병으로 집무수행에 차질을 겪자, 투르키 왕자와 반다르 왕자가 외교 주도권을 놓고 암투를 벌인다는 것이다.

알력설은 이라크전과 이란의 영향력 확대를 둘러싼 노선 다툼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이란이 이라크 시아파에 영향력을 확대한다고 보는 사우디아라비아는 최근 부쩍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미국 정부가 부인하기는 했지만, <뉴욕타임스>는 지난달 말 압둘라 빈압둘 아지즈 알사우드 국왕이 딕 체니 미국 부통령한테 이라크 수니파에 대한 지원 방침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공식 정책”과 어긋나는 방침인 셈이다.

사우디아라비아 왕실의 움직임은 이라크를 비롯한 중동정세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하지만 내부기류가 쉽게 잡히지는 않고 있다. 이런 속에서 투르키 왕자가 속한 ‘파이잘 계보’와 ‘수데이리 계보’ 왕자들 사이에 이란·이라크 문제 접근방식에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를 두고 분석이 엇갈린다.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투르키 왕자가 외무장관으로 정치에 복귀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도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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