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말리키총리, 미 소탕작전 가세
반미성향 무장세력 대응에 촉각
반미성향 무장세력 대응에 촉각
미군과 이라크 정부군이 그동안 치외법권을 누리다시피한 최대 무장 파벌세력 마흐디군에 대해 대대적 단속에 나섰다. 이에 따라 내전상태의 이라크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주목된다.
이라크 주둔 미군은 최근 시아파 민병대인 마흐디군 병사 600여명과 지휘관 16명을 이라크 정부군과의 합동작전으로 체포했다고 23일(현지시각) <아에프페>(AFP) 통신이 보도했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도 이날 밤 국정연설에서 “이란의 지원을 받는 급진 시아파 암살대”라며 마흐디군 척결 의지를 밝혔다.
미군과 이라크 정부군의 집중 표적이 된 마흐디군은 2004년 나자프에서 미군과 격전을 치른 뒤로는 별다른 견제를 받지 않았다. 미군은 당시 마흐디군의 지도자인 성직자 무크타다 알사드르를 1급 살해목표로 삼았지만, 알사드르 진영이 이라크 정부에 참여하면서 불안한 공존을 해왔다. 이후 미군의 작전은 상대적으로 수니파 저항세력 소탕에 집중됐다.
이런 배경에는 누리 알말리키 총리 정부가 의원 275명 중 32명과 각료 6명을 배출한 알사드르 진영의 지지를 주요기반으로 하는 시아파 주도 정권이라는 점이 자리하고 있다. 미군은 지난해 10월 실종 병사를 찾는다며 마흐디군 근거지인 바그다드의 사드르시를 봉쇄했다가 알말리키 총리의 항의로 병력을 철수하기도 했다.
하지만 미군은 마흐디군이 수니파를 고문·살해하는 암살대를 운영하고 이란과 연계돼 있다며 끊임없이 토벌 기회를 노려왔다. 알말리키 총리 쪽도 최근 이례적 어조로 마흐디군을 비난하며 무장해제를 종용했다.
목을 죄어오는 압박에도 마흐디군은 이렇다할 저항을 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알사드르가 강한 반미 성향을 지니고 있어 고분고분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마흐디군은 많게는 6만여명의 전사를 거느리고 있고, 정부군과 경찰의 상당수도 이에 동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알사드르는 최근 이탈리아 일간 <라레푸블리카>와의 회견에서 “그들더러 우리를 죽이게 하라”며, 코란은 무하람(태양력 1월20일~2월18일에 해당하는 이슬람력 1월)에는 살인을 금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무하람이 끝날 때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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