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정부군 합동작전…증파 정지작업
이라크 정부군과 미군이 28일 바그다드에서 200㎞ 떨어진 남부 나자프 인근에서 저항세력 250명 이상을 사살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보도했다. 15시간 동안 이어진 이번 교전은 이라크전 전체를 통틀어도 보기 드문 규모다.
나자프 주둔 이라크군 대변인 알리 누마스 대령은 이날 새벽(현지시각) 대추야자 과수원에 저항세력 500여명이 집결한 것을 발견하고, 미군 헬리콥터와 탱크의 지원 속에 포위공격을 했다고 밝혔다. 이라크 정부군은 밤 10시께 교전이 끝나고 저항세력 주검 250구 이상을 확인했고, 군·경 전사자는 3명만 확인됐다고 밝혔다. 미군은 작전을 지원하던 헬리콥터 1대가 추락해 2명이 숨졌다.
이라크 정부군은 저항세력이, 680년 예언자 무함마드(마호메트)의 손자 후세인이 수니파와 싸우다 숨진 날을 기념하려고 80㎞ 북쪽의 카르발라로 성지순례를 떠나는 시아파들을 몰살할 계획이었다고 밝혔다. 카르발라에는 수십만명의 시아파 무슬림들이 모여들고 있다. 현지 경찰은 “자신들을 ‘천국의 전사들’로 부르는 저항세력 전사자들 중 아프가니스탄 등지에서 온 외국인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들이 어느 계통의 무장세력인지는 분명히 드러나지 않고 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전했다.
시아파 성지 나자프는 2003년 미군 침공 초기에는 미군과 이라크군, 2004년에는 미군과 반미 시아파 성직자 무크타다 알사드르가 이끄는 민병대 사이에 치열한 전투가 벌어진 곳이다.
이 밖에도 이날은 바그다드와 북부 도시 키르쿠크를 중심으로 61명의 민간인이 숨지고 54구의 주검이 발견돼 ‘피의 일요일’이 됐다. 바그다드의 한 여자고등학교에서는 박격포 공격으로 학생 5명이 숨졌다.
미국의 브루킹스연구소는 이라크가 급속도로 전면 내전에 빠져들고 있고, 이웃 나라들에까지 영향을 줘 막대한 인명피해와 난민 발생이 우려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 공동작성자인 케네스 폴락 브루킹스연구소 중동정책센터 소장은 <파이낸셜타임스>와의 회견에서 “가장 좋은 시나리오”에서도 수십만명의 희생자가 나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