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주둔 미군이 1일 바그다드 남부 유시피야에서 은닉 무기와 폭발물을 수색하는 도중 한 이라크 남성을 그의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붙잡아 가고 있다. 유시피야/AP 연합
263명 사살된 ‘천국의 전사’
종파조차 제대로 파악못해
생존자들 “우린 평범한 순례자”
종파조차 제대로 파악못해
생존자들 “우린 평범한 순례자”
지난달 28일 이라크 군·경에게 사살된 263명의 정체는 무엇인가? 이라크전 개전 이래 단일 전투로는 가장 큰 싸움을 벌여 263명을 사살했다고 발표한 이라크 군·경이 정작 자신들이 싸운 상대가 누구인지에 대해 모순된 설명을 거듭하고 있다. ‘천국의 전사들’이라는 무장단체를 섬멸했다고 발표했지만, 여성들과 어린이들이 희생됐고, 심지어 이들이 평범한 순례자들이라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이라크 정부와 군·경은 지난달 28일 시아파 성지 나자프에서 북동쪽으로 16㎞ 떨어진 대추야자 과수원에서 무장세력 ‘천국의 전사들’과 15시간 전투를 벌여 263명을 사살하고 210명을 생포하는 큰 전과를 올렸다고 주장했다. ‘천국의 전사들’은 시아파 축제일인 ‘아슈라’를 맞아 나자프에서 순례자들을 몰살하고 시아파 고위성직자 아야툴라 알리 알시스타니를 살해하려는 음모를 꾸몄다고 이라크 당국은 말했다. 그런데 이라크 정부 쪽은 작전 초기부터 자신들이 섬멸한 상대가 누구인지에 대해 혼란스런 발표를 계속하고 있다. 나자프 주정부와 내무부는 초기에, 수니파 저항조직인 알카에다가 나자프를 공격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 직후 국가안보부는 이들이 시아파 극단주의 조직인 ‘천국의 전사들’이라고 밝혔다. 이라크 정부는 시간이 흐르면서 현장에서 전사한 아흐마드 빈 알하산 알바스리가 이끄는 시아파 이단조직으로 이들의 실체를 정리해 갔다. 자신이 수백년 전 모습을 감춘 구세주 마흐디라고 주장하는 알바스리가 기존 시아파 교단을 ‘정리’하고 나자프에서 재림을 선포하려는 시나리오를 꾸몄다는 얘기다.
자르카마을 전투 이라크 정부 발표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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