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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파키스탄 ‘맹방’ 미국에 반기?

등록 2007-02-27 18:15수정 2007-02-27 23:06

무사라프-체니 회담, 탈레반 토벌 놓고 냉기류
‘무샤라프 장군의 충성이 식은 걸까?’

서아시아의 맹방 파키스탄을 바라보는 미국의 눈길이 싸늘해지고 있다. 파키스탄이 ‘테러와의 전쟁’에서 제몫을 못한다는 불만이 커지는 가운데, 파키스탄 쪽도 미국에 ‘견제구’를 날리고 있다.

파키스탄 정부는 26일(현지시각) 페르베즈 무샤라프 대통령을 만난 딕 체니 미국 부통령이 아프가니스탄으로 떠난 지 몇 시간 만에 미국의 고압적 태도에 분개한 듯한 반응을 보였다. 파키스탄 외무부는 “파키스탄은 어떤 진영이나 당국의 명령도 받들지 않는다”는 내용의 성명을 냈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미국 부통령의 뒤통수를 친 꼴이다.

체니 부통령은 이날 회담에서 원조 중단 가능성을 들이대며, 아프가니스탄과의 국경지대에서 알케에다와 탈레반 토벌을 강화하라고 무샤라프 대통령을 꽤 강하게 압박했다고 미국 언론들이 전했다. 파키스탄 영토에 훈련소를 둔 탈레반 등이 세력을 회복해 아프가니스탄의 미군을 공격한다는 게 미국 정보당국의 주장이다. 이에 미국 하원은 지난달 파키스탄 원조를 끊는 내용의 법안을 통과시키고 상원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미 행정부는 2002~2006년 군사원조를 포함해 35억달러를 파키스탄에 지원했고, 올해 7억8500만달러 지원을 계획했다.

미국에서는 무샤라프 대통령이 이슬람 근본주의 세력을 몰래 돕거나 눈감아주기 때문에 파키스탄이 ‘테러의 온상’이 됐다는 시각이 많다. 그가 미국의 ‘심복’인 체하지만, 동시에 자신의 기반인 군부와 정보기관, 정치권의 근본주의 세력을 품고 있다는 얘기다.

파키스탄 정부는 8만명의 병력을 국경지대에 깔아놓고 최선을 다한다고 항변한다. 무샤라프 대통령은 체니 부통령한테 “탈레반은 파키스탄이 아니라 아프가니스탄에서 세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파키스탄 일간 <파크트리뷴>이 보도했다. 무샤라프 대통령은 지난해 9월, 미국이 2001년 9·11 테러 직후 탈레반 소탕을 돕지 않으면 파키스탄을 폭격해 ‘석기시대’로 돌아가게 만들겠다는 협박을 가했다고 폭로해 미국을 난처하게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불신의 동맹’이 쉽게 무너지리라는 전망은 많지 않다. 미국은 이란·아프가니스탄·인도와 접경한 핵보유국 파키스탄에 친미정권을 유지하는 게 절실하다. 1999년 쿠데타로 집권해 정통성에 결점을 지닌 무샤라프 대통령은 미국이 정권교체를 시도할까봐 두려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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