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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아프간은 지금…부활하는 탈레반과 전쟁 중

등록 2007-02-27 20:55

딕 체니 미국 부통령을 노린 폭탄공격으로 27일 한국군 병사 1명이 희생된 아프가니스탄에서는 2001년 10월 미국이 주도하는 다국적군의 공격으로 알-카에다 지도부를 비호했던 탈레반 정권이 붕괴했지만 그 후 5년이 훨씬 지난 지금도 탈레반은 저항세력으로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

탈레반 대변인을 자처하는 카리 요세프 아흐마디는 이번 공격이 발생한 뒤 체니 부통령이 바그람 기지에 머물 것이라는 정보에 따라 자폭공격을 감행했다고 밝혀 이번 공격을 사전에 치밀하게 준비했음을 시사했다.

이는 탈레반의 부활이 현실화됐다는 분석을 낳고 있다.

수도 카불에서 파키스탄 접경지대인 동남부로 피신했던 탈레반 세력은 지난해부터 게릴라전과 자살폭탄공격을 본격 활용해 아프간 안정화 작전을 펴고 있는 다국적군과 민간인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하고 있다.

지난해 유혈충돌로 사망한 사람이 탈레반 전사를 포함해 4천명이 넘을 만큼 아프간의 폭력사태는 악화하고 있다.

국제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HRW)는 작년 한해 동안 탈레반의 저항과 관련된 폭력사태로 숨진 사람이 전년보다 2배 이상 증가한 4천400여 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들 사망자 중에는 다국적군 병사도 200명 가까이 포함돼 있어 외국 군대를 노린 탈레반의 저항공격이 격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 아프간에서는 자살폭탄공격이 드물었지만 작년에 60건 이상의 자살공격이 발생해 공격 추세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영국과 캐나다군이 주축이 된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소속의 국제안보지원군(ISAF)은 미군 주도의 다국적군과 함께 아프간 안정화 작전에 주력하고 있지만 아프간 영토가 광활한 데다가 탈레반이 게릴라 전술로 저항공격을 감행해 속수무책인 상황이다.

탈레반 지도자 중 한 명인 물라 하야툴라 칸(35)은 최근 로이터 통신과의 회견에서 "눈이 녹으면 2천여 명의 자살폭탄 공격조를 앞세워 미군과 외국군을 공격할 것"이라고 춘계 대공세를 경고해 아프간 상황이 더욱 나빠질 것임을 이미 예고했다.

그는 특히 "올해는 외국군에게 최악의 유혈 참사의 해가 될 것"이라고 위협하기도 했다.

탈레반은 아프간을 침공한 미국에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해 주겠다고 공언해 왔고, 이를 현재 실천하고 있는 셈이다.

탈레반의 강력한 저항은 미국이 이끄는 전후 안정화 작업에 막대한 차질을 초래하고 있다.

이는 탈레반 정권이 축출된 뒤 삶의 여건이 오히려 악화했다는 주민들의 불만을 초래해 한때 탈레반에 등을 돌렸던 사람들이 다시 친 탈레반 성향으로 돌아서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저항세력이 안정화를 방해하고 이것이 저항세력의 힘을 키워주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아프간 새 정부를 이끄는 관료조직의 부정부패도 탈레반의 재기를 돕고 있다.

탈레반 정권 하에서 근절됐던 양귀비 재배가 다시 성행하기 시작한 것은 미국의 침공 이후 나타난 가장 대표적인 부작용으로 꼽히고 있다.

지난해 아프간에서 재배된 양귀비는 세계 마약 중독자들이 한 해 동안 소비하고도 남는 분량으로 알려져 있다.

아프간에서 생산된 양귀비의 거래 대금은 부패한 정부 관리와 경찰의 수중으로 고스란히 흘러들어가고 있다는 것이 현지 언론의 전언이다.

무력을 앞세운 군사적인 방법으로 안정화를 추구하는 것도 아프간 상황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은 최근 탈레반의 공세에 맞서기 위해 아프간 주둔 미군을 3천200명 늘리기로 했다면서 나토 회원국들에도 아프간 파견 병력을 늘릴 것을 촉구했다.

영국은 부시 대통령의 요청에 화답해 1천400명의 병력을 아프간에 추가 배치키로 했다.

그러나 종교적 이념과 반미주의로 무장한 탈레반 전사들을 무력으로 완전 소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전문가들의 견해가 있다.

유엔 아프간 지원단의 크리스토퍼 알렉산더 부단장은 한 언론 회견에서 "아프간 분쟁은 군사적으로 해결되기 힘들다"며 "어느 시점에서는 정치적인 해결책이 나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http://blog.yonhapnews.co.kr/medium90/

박세진 특파원 parksj@yna.co.kr (카이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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