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디네자드
시아·수니파 ‘타협’에 관심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이 3일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하기로 해, 각각 시아·수니파의 맹주로서 반목해 온 두 나라가 타협의 길로 접어들지 관심거리다.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하루 또는 이틀 일정의 방문에서 압둘라 국왕을 만나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에이피>(AP) 통신이 2일 보도했다. 양국 관리들은 회담 의제는 언급하지 않았다.
2005년 8월 취임 뒤 사우디 국왕과 첫 정상회담을 여는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의 이번 결정은 뜻밖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사우디를 비롯한 걸프지역 수니파 국가들은 최근 미국에 기대어 이란을 견제하는 노력을 강화해왔다. 사우디는 전면에 나서는 것을 꺼리는 외교 전통을 깨고, 주변국들을 규합하면서 팔레스타인과 레바논 내분 조정자로 나서고 있다.
레바논과 이라크 문제가 회담의 주요 현안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무력충돌설까지 나오는 미국과 이란 관계에 사우디가 역할을 할 가능성도 있다. 사우디 왕자로 22년간 주미대사를 지낸 반다르 빈술탄 국가안보보좌관은 미국과 이란 사이를 중재할 수 있는 인물로 꼽힌다.
이란 대통령의 사우디 방문은 10일 바그다드에서 미국·영국·이란·시리아 관리들이 이라크 문제를 논의하는 것과도 맞물려 얼마간 대화 분위기를 돋울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는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이 강경파들을 따돌리고 북핵 6자회담을 타결시킨 데 이어 이란·시리아에도 ‘신실용주의’를 적용하려 한다고 1일 보도했다. 백악관은 회담 참여가 정책 변화는 아니라고 설명했지만, 결국 미 행정부가 ‘악의 축’인 이란·시리아와도 직접대화를 통해 성과를 내려 할 것이라고 이 신문은 내다봤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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