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국왕이 주선하면 팔레스타인과 대화”
에후드 올메르트 이스라엘 총리가 아랍권에 평화회담 개최를 제안했다. 이 제안으로 중동평화협상이 진전을 볼지 주목된다.
올메르트 총리는 1일 예루살렘을 방문한 유럽연합 의장국인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함께 한 공동 기자회견에서 “사우디아라비아 국왕이 회담을 주선해 나와 팔레스타인 당국을 초대하면 그들 말을 듣고 우리 의견도 밝히겠다”고 말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아주 중요한 지도자인 사우디 국왕”이라는 표현으로, 최근 팔레스타인과 레바논 내분 조정에 적극 나서면서 지도적 위치를 다지는 사우디에 무게를 실어줬다.
이스라엘과 아랍권의 다자회담은 1991년 스페인에서 이스라엘·레바논·시리아·요르단·팔레스타인 당국이 만난 이후 열리지 않았다. 요르단과 이집트를 제외한 대부분의 아랍국들은 이스라엘과의 수교나 접촉을 피해왔고, 사우디는 공식적으로는 이스라엘과 교전 상태에 있다.
이스라엘 총리의 회담 제안은 지난달 28~29일 열린 아랍연맹 정상회의에서 2002년 마련한 ‘아랍 평화안’을 재채택한 데 대한 응답으로 볼 수 있다. 압둘라 사우디 국왕이 주도한 이 안은 이스라엘이 1967년 3차 중동전쟁으로 점령한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지구, 골란고원에서 철수하고 팔레스타인 독립국가가 성립되면, 아랍권은 이스라엘과의 관계를 정상화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올메르트 총리는 아랍권과 5년 안에 포괄적 평화협정을 맺을 수 있을 것으로 최근 전망하는 등 낙관적인 표현을 자주 쓰고 있다. 이스라엘은 그러나 팔레스타인 난민 400만명의 고향 귀환은 불가하다며 ‘아랍 평화안’에 완전히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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