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에서 하루 10만~30만배럴의 석유가 ‘증발’한다는 내용의 미국 보고서가 나왔다.
<뉴욕타임스>는 12일 미국 회계감사원 보고서 초안을 입수해 보도하면서, 이라크전 발발 뒤 평균유가를 배럴당 50달러로 치면 하루에 500만~1500만달러(약 139억원)의 손실이 발생하는 셈이라고 전했다.
보고서는 석유 생산량과 이라크 정부의 석유수입 통계가 크게 차이나는 뚜렷한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 일부에서는 이라크 정부 통계가 주먹구구라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이번 조사내용은 저항세력과 부패한 관료들이 연간 수십억달러어치의 석유를 빼돌린다는 통설을 뒷받침한다. 이라크 남부에서는 시아파 민병대, 북부에서는 수니파 저항세력이 석유자원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관리들이 석유 횡령에 참여하고 있다는 증언도 나오고 있다.
이라크의 국유재산이면서 국고수입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석유는 하루 200만배럴 가량 생산된다. 하루 280만배럴까지 올라갔던 석유 생산은 전쟁으로 시설이 파괴되고 기술자들이 떠나면서 줄었다. <뉴욕타임스>는 미 행정부가 이라크 석유와 전기 분야 재건에 예산 51억달러와 이라크 정부예산 38억달러를 쏟아부었지만 하루 300만배럴까지 원유를 퍼올리겠다는 계획은 달성되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라크의 발전량은 지난해 4300메가와트에서 올해 2월 3800메가와트로 떨어졌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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