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민권자 4명째 체포
자국 공관원 수감에 맞대응
자국 공관원 수감에 맞대응
이란이 이란계 미국인을 4명째 체포·구금했다. 미국이 이라크 주재 이란 공관원 5명을 풀어주지 않는 데 맞서 ‘눈에는 눈’ 식으로 대항하겠다는 태도를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헤지펀드 투자가 조지 소로스가 설립한 오픈소사이어티재단은 테헤란 사무소에서 활동하는 키안 타즈바크시가 지난 11일께 이란 당국에 체포됐다고 23일 밝혔다. 이란 정보기관은 이 재단이 ‘은밀한 혁명’을 추구했다고 밝혔지만, 재단쪽은 이란 정부도 아는 인도주의적 활동을 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란은 또 미국 정부의 지원을 받는 페르시아어 라디오방송 기자 파르나즈 아지마, 미국 우드로윌슨국제센터의 중동 연구책임자 할레 에스판디아리,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이란계 미국인 1명을 이달 초부터 구금하고 있다고 미 국무부는 밝혔다. 이들은 모두 이란과 미국 이중국적을 지녔다.
특히 지난해 어머니를 만나려고 이란을 방문했던 에스판디아리의 구금에 대해 미국 지식인 사회를 중심으로 비난이 끓어오르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 버락 오바마 등 대선주자들도 이란을 비난하고, 상·하원은 석방요구 결의안을 준비 중이다. <워싱턴포스트>는 2003년 노벨평화상을 받은 여성변호사 시린 에바디가 변호사로 나섰지만 접견이 허용되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란 정부는 에스판디아리가 “국가안보에 관한 범죄행위” 혐의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3월에는 미 연방수사국(FBI) 요원 출신인 로버트 레빈슨이 이란 남부 휴양지에서 사라져, 이란 정부가 납치했다는 관측이 나돌고 있다. 레빈슨까지 합치면, 이란이 구금한 미국 시민은 모두 5명이다. 미군이 지난 1월 이라크 에르빌의 이란 영사관을 습격해 잡아간 이란인 숫자도 5명이다. 따라서 이란이 수감자 교환을 위해 반정부 활동을 빌미로 미국 시민권자들을 붙잡았다는 해석도 나온다고 <시엔엔>(CNN) 방송은 보도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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