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로고
커피 산지 상표화 인정
세계적 커피 소매체인 스타벅스에 ‘커피 제국주의’라는 오명까지 씌운 상표 분쟁이 에티오피아 정부의 승리로 일단락됐다.
양쪽은 20일 공동 보도자료에서 에티오피아의 고급커피 산지인 시다모, 하라르, 이르가체페를 스타벅스가 상표로 인정하고, 이들 제품의 유통과 마케팅에 협력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커피 명산지의 국제적 상표화 노력에 큰 진전을 본 에티오피아 정부는 상표 사용료는 받지 않겠다고 밝힌 것으로 〈아에프페〉(AFP) 통신이 보도했다.
분쟁은 ‘시다모’라는 지역 이름이 들어간 커피를 팔아온 스타벅스가 에티오피아의 상표권 인정 요구를 거부하면서 비롯했다. 커피 원산지임을 자부하는 에티오피아는 2003년 지적재산권기구를 만든 뒤, 수출의 35%를 차지하는 커피의 명산지를 상표로 등록해 판로를 넓히고 소득을 늘리려 애써왔다. 이런 노력은 유럽과 일본, 캐나다에서 부분적 성과를 봤다.
그러나 스타벅스가 이런 노력에 찬물을 끼얹자 미국에서 상표권 다툼이 벌어졌는데, 결국 스타벅스는 에티오피아의 고집을 꺾을 수 없다고 판단해 손을 든 것이다. 여기에는 커피원료 1파운드(0.45㎏)를 75센트(695원)에 사들인 뒤, 0.5파운드를 13달러(1만2051원)에 파는 ‘불공정 무역’을 규탄하면서 스타벅스에 압박을 가해온 서구 비정부기구의 기여도 컸다. 에티오피아 정부는 “이번 합의는 고급커피 산지를 발전시킬 중요한 이정표로, 에티오피아 커피의 품질을 높이고 농민 소득을 끌어올릴 것”이라며 환영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에티오피아 고급커피 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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