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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참화의 이라크 구름인파…‘아시안컵 우승’ 환호

등록 2007-07-30 20:27수정 2007-07-30 20:30

시리아 수도 다마스커스에 있는 이라크 난민들이 29일 이라크 국기 등을 흔들며 이라크팀의 아시안컵 우승에 환호하고 있다. 다마스커스/AP 연합
시리아 수도 다마스커스에 있는 이라크 난민들이 29일 이라크 국기 등을 흔들며 이라크팀의 아시안컵 우승에 환호하고 있다. 다마스커스/AP 연합
대표팀 시아·수니·쿠르드 구성
“하나된 이라크의 승리” 감격
“승리가 고통을 깨버렸다!”

29일 오후(현지시각) 인도네시아에서 이라크 축구 대표팀이 사우디아라비아를 1-0으로 꺾고 처음으로 아시안컵을 거머쥐자, 자심 모하메드 자파르 이라크 체육부 장관은 감격을 이렇게 표현했다.

지난 25일 아시안컵 축구 준결승전에서 이라크팀이 한국팀을 꺾은 뒤 발생한 폭탄테러로 숨진 사람들의 명복을 빌기 위한 추모제가 29일 바그다드에서 열리고 있다. 바그다드/EPA 연합
지난 25일 아시안컵 축구 준결승전에서 이라크팀이 한국팀을 꺾은 뒤 발생한 폭탄테러로 숨진 사람들의 명복을 빌기 위한 추모제가 29일 바그다드에서 열리고 있다. 바그다드/EPA 연합
5년째로 접어든 전쟁의 참화에 고통받던 이라크인들이 이날 거리로 구름처럼 몰려나와 환호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바그다드·나자프·카르발라·바스라와 쿠르드족 지역 등 방방곡곡에서 군중들은 이라크 깃발을 열광적으로 흔들며 서로 얼싸안았고, 찌든 표정은 자취를 감췄다. 지난 25일 한국과 준결승에서 이라크 팀이 이긴 뒤 폭탄테러로 50여명이 숨진 일 때문에 결승전을 전후해 14시간 동안 내려진 차량통행 금지령도 소용없었다. 시리아와 요르단의 이라크 난민촌에서도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이라크 텔레비전의 한 뉴스 진행자는 국기를 몸에 걸치고 눈물을 터뜨렸다.

시아·수니 양대 종파와 쿠르드족 선수들로 구성된 대표팀의 우승은 정치 현장과 거리에서 서로 총부리를 겨누게 만든 종파·인종 대립을 뛰어넘은 ‘하나된 이라크’의 승리로 받아들여지기도 했다. 바그다드 거리에 나온 한 시민은 “우리 모두가 영웅이고, 이라크인 모두한테 자랑스런 순간”이라고 〈로이터〉 통신에 말했다.

누리 알말리키 총리는 승리를 축하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선수단이 귀국하면 성대한 환영행사를 열겠다고 말했다. 잘랄 탈라바니 대통령은 결승골을 넣은 유니스 모하메드한테 특별포상금 2만달러를 주기로 했다.

이날 바그다드와 쿠트에서는 흥분한 군중이 총을 난사해 7명이, 다른 지방도시에서는 박격포탄이 민가에 떨어져 6명이 숨졌다. 많게는 하루 100명이 넘게 내전과 테러의 제물이 되는 이라크에서는 ‘평화로운’ 날이 됐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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