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산유국 사우디아라비아의 유전을 지키는 ‘유전 보호 보안군’이 창설돼 훈련을 시작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27일 보도했다. 알카에다 등 테러 조직의 위협과 미국-이란 사이의 무력 갈등 가능성에 따른 사우디 정부의 조처다.
지난 6월 나예프 빈 압둘-아지즈 내무장관은 유전과 주요시설 보호를 위해 3만5천여명의 보안군을 창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몇달 전부터는 5천명 가량을 모집해 이미 훈련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의 한 전략자문가는 “미 군수업체인 록히드마틴이 이들에게 새로운 감시장비 사용법과 위기관리 등을 훈련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보안군은 사우디 기존 병력과는 별개로 운영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압둘-아지즈 내무장관은 “임무가 세분화된다는 특성을 고려해 군 내외에서 폭넓게 엄선”해 ‘새로운 군’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수십억달러의 운영비용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되는 보안군은 수년이 지나야 제대로 기능할 수 있을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유전을 위한 특별부대의 편성은 중동의 석유를 목표로 한 공격이 계속되는 데 대한 사우디 정부의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2월 알카에다로 추정되는 무장세력이 사우디 압카이크 석유시설에 자살폭탄 테러를 시도하기도 했다. 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이 일어났을 때, 이란이 걸프만을 건너 사우디 등 중동 산유국 내 미국의 석유시설에 보복성 도발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도 매우 위협적이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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