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이사회 보고서…이스라엘 즉각 반발
팔레스타인의 테러 활동이 이스라엘의 점령과 차별 정책의 불가피한 결과라고 지적한 유엔 보고서가 나왔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변호사인 존 두가르드는 유엔 인권이사회의 의뢰로 작성된 이-팔 분쟁 보고서에서 “팔레스타인의 테러 활동이 지탄받을 만한 일이지만, (이스라엘의) 식민주의와 분리·차별정책, 군사 점령의 고통스럽지만 불가결한 결과로 이해돼야 한다”고 밝혔다고 <에이피>(AP) 통신이 26일 보도했다. 보고서는 이어 “식민주의, 분리·차별정책, 군사 점령에 대한 저항과 알카에다 같은 테러조직의 비양심적 테러는 전혀 다르다”며 “군사 점령에 대항한 테러행위는 역사적 맥락에서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이스라엘의 점령이 지속되는 한 테러도 계속될 것”이라며 “이스라엘의 점령을 빨리 종식시켜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강조했다. 25쪽 분량의 이 보고서는 다음달 회의에 제출될 예정이다.
이스라엘은 “보고서가 유대인과 팔레스타인 사이의 증오를 부추긴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스위스 제네바 주재 이스라엘 대사 이츠하크 레바논은 “살인을 목적으로 민간인을 공격한다는 점에서 알카에다와 팔레스타인 테러조직은 같다”며 “이런 중요한 사실을 무시한 보고서는 객관성을 잃었다”고 반박했다.
1980년대 열렬한 아파르트헤이트(흑백 분리정책) 반대 운동가였던 두가르드는 2001년 유엔 인권이사회의 전신인 유엔 인권위원회로부터 팔레스타인에 대한 이스라엘의 인권침해 사항을 조사해달라는 의뢰를 받았다. 이스라엘 정부는 2006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에 대한 그의 조사활동을 허용하지 않은 적이 있다.
박병수 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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