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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이라크 교전 ‘유전지대’ 둘러싼 권력투쟁

등록 2008-03-28 01:03수정 2008-03-28 03:09

이라크 바스라에서 26일 시아파 민병대원으로 보이는 무장대원들이 교전중이다.  방송 화면을 촬영한 사진이다. 바스라/AP APTN 연합
이라크 바스라에서 26일 시아파 민병대원으로 보이는 무장대원들이 교전중이다. 방송 화면을 촬영한 사진이다. 바스라/AP APTN 연합
“바스라 장악하라” 정부군-알사드르 ‘내전’ 치달아
대형 송유관 일부 파괴…원유수출 큰 차질 빚을 듯
지난해 미군의 증파 이후 이라크가 안정화되고 있다는 미국의 주장과는 달리, 이라크 내의 시아파 민병대와 이라크 정부군의 교전이 확산되고 있다. 바스라 등 이라크 최대 유전 지대를 장악하려는 내전의 양상으로 번지고 있는 것이다.

누리 알말리키 이라크 총리는 26일 쌍방간 치열한 교전이 벌어진 바스라를 직접 방문해 정부군을 독려하고, 반미 성향의 강경 시아파 지도자인 무크다다 알사드르가 이끄는 마디 민병대 쪽에 72시간 안에 투항할 것을 최후통첩했다. 그럼에도 마디 민병대는 정부군에 격렬하게 맞서고 있다고 <에이피>(AP) 통신 등이 27일 전했다. 바그다드에 있는 미군 점령당국의 심장부인 ‘그린존’도 나흘째 공격을 받았다.

바스라 주바이르 유전의 대형송유관 일부분도 27일 폭탄으로 파괴돼 거센 불길과 함께 다량의 원유가 새고 있다. 이라크 국영 남부석유회사의 한 관리는 “원유 수출에 큰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시아파 민병대의 거점인 사드르시에 이어 바스라 등 남부지역 도시들로 확산된 시가지 교전으로, 사망자만 140여명에 이른다고 이라크 경찰과 병원 관계자들이 전했다. 이라크의 주요 도시에는 통행금지령이 내려졌다.

이라크 정부군은 이번 작전의 표면적 이유로 마디 민병대의 일부 조직이 이란의 지원을 받고 있다는 것을 내세우고 있다. 미군 대변인 케빈 버그너 소장도 “(이라크 정부군의) 현재 공세는 알사드르를 겨냥한 것이 아니며, 미국-이란간의 대리전쟁도 아니다”며 일부 시아파 민병대에 대한 소탕작전임을 시사했다.

하지만 워싱턴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앤터니 코즈먼은 “지금의 교전은 이라크 남부와 시아파 지역에 대한 통치권을 둘러싼 권력투쟁에 가깝다”고 분석했다. 알사드르 쪽도 집권 시아파 이라크이슬람최고위원회(SIIC)가 오는 10월 지방선거에 앞서 알사드르 쪽을 제압하고 남부 유전지대의 주도권을 장악하기 위해 조직원들을 체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양쪽의 교전은 이른 시일 안에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알말리키 총리는 27일 시아파 민병대 진압 방침을 재확인했다. <비비시>는 이날 분석 기사에서 “(현재의 내전은) 경제적 자원을 둘러싼 싸움”이라고 못박았다. 상업과 교역의 중심이자 유전지대인 남부의 항구도시 바스라를 통치하는 쪽이 이라크 미래의 ‘빅 플레이어’라는 것이다. <비비시>는 “이라크 정부의 알말리키 총리가 이 지역에서 마디 민병대 소탕작전을 개시한 것도 (석유자원 이권 확보 외에) 다른 이유를 찾기 힘들다”며 “그러나 마디 민병대가 알말리키의 요구대로 총을 내려놓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바스라 지역의 석유 통제권을 확보하려는 미국의 속내도 내전 사태를 부추기고 있다. 조지 부시 대통령은 26일 영국 일간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라크 정부가 불법 무장세력에 강력 대응하기로 한 결정은 이라크가 주권국가로 발전하는 긍정적 계기”라고 말해, 이라크 정부군의 시아파 민병대 소탕을 옹호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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