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경험 세대, 친정부 족장 11명 1년새 살해 추정
대규모 인종학살이 벌어진 수단 다르푸르의 난민캠프에서 자라난 신세대들이 불안정한 삶에 대한 불만으로 또다른 반정부 세력으로 변하고 있다. <뉴욕 타임스>는 20일 이들이 다르푸르의 평화를 더 위태롭게 하는 화약고가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랍어로 젊은 남자를 뜻하는 ‘샤바브’로 불리는 이들은 난민캠프에서 성년을 맞이한 젊은이들이다. 샤바브들은 최근 친정부 성향을 띤 족장들의 권위에 정면 도전하고 있다. 난민캠프가 즐비한 자링게이 지역에선 최근 2년 동안 족장 11명이 숨졌다. 한 족장은 이마에 못이 박힌 채 발견됐다. 대부분 샤바브의 소행으로 추정된다. 정치 전문가 아바달라 카터는 “샤바브들은 정부에 매수된 족장들이 다르푸르를 위해 일할 것으로 믿지 않는다”고 전했다.
다르푸르 남부 칼마 난민캠프에선, 지난해 1만여명의 샤바브들이 정부와 평화협정을 맺은 자가와 부족을 축출하는 데 앞장섰다. 일부 샤바브들은 반군 지도자들이 정부와의 평화협상에서 △정부군 무장해제 △오마르 알바시르 수단 대통령 기소 △다르푸르 사태 해결을 위한 유엔 안보리 결의 등을 요구해야 한다고 압박한다. <뉴욕 타임스>는 “장기적으로 보면 이들이 팔레스타인이나 아프가니스탄에서처럼 무장단체로 변신할 우려도 있다”고 전했다.
열악한 난민캠프에서 청소년기를 보낸 샤바브의 가장 큰 불만은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다. 당장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난민캠프에서 교육 기회는 8학년에서 중단되기 일쑤다. 15살에 캠프에 온 아담 아메드(20)는 “이곳에 오기 전 우리의 바람은 농장일 같은 소박한 것이었지만, 잔자위드(친정부 민병대)의 잔혹 행위와 억압이 모든 것을 바꿔놓았다”고 말했다. 황보연 기자 whyn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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