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경제 주축 “위험하지만 도리 없어”
이스라엘 “더 많은 공격 할수도” 경고
이스라엘 “더 많은 공격 할수도” 경고
이스라엘이 철군 완료를 발표한 가자에서 다시 이집트 국경지대의 ‘땅굴’을 둘러싼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스라엘의 봉쇄로 고립된 가자 주민들이 외부 세계(이집트)와 이어주는 유일한 ‘생명줄’인 땅굴 밀수를 재개하자, 이스라엘은 추가 공습을 경고했다.
400개 남짓의 땅굴에 의존해 살아온 가자 남부 라파의 주민들은 21일 파괴된 땅굴을 복원하기 시작했다고 <인디펜던트>가 전했다. 이집트 국경 근처 250m 지점에 떨어진 포탄에 자신의 땅굴이 손상됐다는 아부 압둘라(35)는 “다행히도 연료를 운반하는 관은 파괴되지 않았다”며 “다른 품목까지 들여오려면 3주간의 복구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에이피>(AP) 통신도 이날 이집트 국경의 땅굴을 통해 들여온 휘발유를 가득 싣고 가는 유조차를 목격했다면서, 땅굴 밀수가 재개됐다고 보도했다.
이에 치피 리브니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22일 공영방송에서 “이스라엘은 가자의 땅굴에 맞서 군사력을 동원할 권리를 갖고 있다”며 “우리의 운명을 (중재국인) 이집트와 유럽, 미국 등에 맡기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에후드 바라크 국방장관도 “가자에서 150곳의 땅굴을 파괴했지만, 더 많은 공격을 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22일간에 걸친 가자 침공에서 하마스의 무기 밀반입 금지를 명분 삼아 땅굴을 주요한 공격 목표로 삼았다. 이들은 이번 침공에서 전투기를 이용해 이집트 국경지대에 100t 이상의 폭발물을 떨어뜨렸고, 땅굴의 60%가량을 파괴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가자의 대다수 주민들은 가자지구 봉쇄가 풀리기 전까지는 땅굴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스라엘은 지난 18개월 동안 일부 인도주의 구호품을 뺀 모든 물품의 가자 반입을 차단했다. <시비에스>(CBS) 방송은 21일 “가자 주민들이 손상된 집을 복구하는 것보다 먼저, 생필품을 확보할 수 있는 땅굴을 살피고 있다”며 “새로운 땅굴을 파는 작업도 시작됐다”고 보도했다. 가자의 한 주민은 “하마스가 무기를 입수하는 땅굴은 비밀리에 운영되며, 주민들은 그 위치를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의 봉쇄정책으로 일자리를 잃었다는 한 주민은 <가디언>에 “다른 일자리를 구할 수가 없어, 우유와 초콜릿, 가스 등을 운반하는 이 일을 멈출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땅굴 붕괴로 숨진 이들이 1주일에 3명꼴일 정도로 위험하지만, 이들에겐 마지막 선택지나 다름없다. 압둘라는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라파 주민들이 첫 대피 명령을 받았을 때도, 40~50개의 땅굴에선 밀수가 이루어졌다”고 전했다. 땅굴을 통해 적잖은 수익을 올리는 이집트인들도 이스라엘의 땅굴 밀반입 금지 요구를 쉽게 수락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황보연 기자 whyn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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