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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미국·나토 ‘카르자이 계속 지지’ 합의

등록 2009-09-28 19:19수정 2009-09-28 23:12

정권교체 내비치다 방향틀어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치르고 있는 미국과 나토 동맹국들이 하미드 카르자이 현 아프간 대통령을 한번 더 지지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과 영국·프랑스·캐나다 등 아프간 참전국 외무장관들은 지난 25일 유엔총회가 열린 뉴욕에서 만나, “지난달 치러진 대선에서 부정선거 시비에 휩싸인 카르자이가 결선투표를 통해서든 1차투표의 과반득표를 인정하는 방식이든 대통령직을 지속할 것이라는 데 의견일치를 봤다”고 <워싱턴 포스트> 인터넷판이 28일 보도했다. 이는 미국이 최근 몇달 동안 카르자이 정권의 교체 가능성을 내비치고 아프간 대선 결과에 대해서도 말을 아꼈던 태도에서 크게 달라진 것이다.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은 27일 “아프간에서의 성공(방안)은 이라크에서와 마찬가지로 ‘그레이트 딜’(커다란 거래)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라크의 수니파 부족세력이 알카에다 반군에 등을 돌리고 미국과 안보동맹을 맺으면서, 이라크의 전반적인 치안상황이 개선된 경험을 지적한 것이다. 백악관 관리들도 “카르자이가 주장해온 ‘(무장을 포기한) 군벌들과의 화해’가 아프간 문제 해법에 대한 미국 정부의 핵심요소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해 미국의 입장 정리를 뒷받침했다. 미국이 사실상 카르자이를 재신임하기로 한 것은 파슈툰족 출신인 카르자이가 현실적으로 그 일의 적임자라는 최종판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부정선거로 얼룩진 아프간 대선에서 카르자이의 재선을 합법화하는 수순과 방식이다. 나토 회원국 외무장관들은 25일 회동에서, 아프간 결선투표에서도 카르자이가 승리할 것이란 전망과 함께 투표가 늦어질수록 탈레반에게만 유리해진다는 데에는 모두 동의했지만 결선투표일의 최종시한에 대한 합의는 보지 못했다.

 카이 에이데 아프간 주재 유엔특사는 “카르자이가 승리를 거머쥐는 방식이 매우 중요하다”며 그가 선거부정 조사가 제대로 진행되도록 한 뒤 그 결과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4월 버락 오바마 미국 정부는 ‘새로운 아프간 전략’을 공표한 이래, 카르자이 정부가 아프간의 지역군벌들을 탈레반 소탕전의 동맹세력으로 끌어들이기를 기대해왔다. 이이제이 전술이다. 오바마의 ‘새로운 아프간 전략’은 전쟁 목적을 ‘테러조직 제거’라는 군사적 목표로 한정하고 아프간 정부의 치안유지 능력과 사회적 인프라를 구축해 중장기적으로 미군 철수의 발판을 마련한다는 내용이 뼈대다.

 그러나 카르자이가 민심을 장악하지 못하고 미국의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하자, 미국은 올 상반기 내내 ‘카르자이 정부가 부패하고 무능하다’며 공공연히 정권 교체 가능성을 언급해왔다. 이번 아프간 대선에서도 미국은 원칙적인 중립을 표방했고 선거부정 시비에 대해서도 말을 아껴왔다. 심지어 대선 직후 아프간을 방문한 리처드 홀브룩 미국 아프팍(아프가니스탄·파키스탄) 특사와 미국 상원의원들도 카르자이에게 “미국의 인내심이 바닥나고 있다”고 경고까지 한 바 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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