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
아마디네자드, 핵제재 앞두고 유화 제스처
미 “새 제안 들을 준비 돼 있어” 긍정 반응
미 “새 제안 들을 준비 돼 있어” 긍정 반응
이란이 핵 개발 문제에 대해 서방에 유화적 제스처를 보냈다.
마무드 아마디네자드(사진) 이란 대통령은 2일 국영텔레비전에 출연해 “저농축 우라늄을 이란 밖으로 보내는 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3.5%수준의 저농축 우라늄을 서방에 보내 이를 4~5개월 안에 20%수준으로 농축해 돌려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이 직접 저농축 우라늄의 국외 반출 가능성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미국 등은 이란 국내에서 생산한 농축우라늄 70%를 서방으로 보내면 이를 평화적 목적으로 쓸 수 있는 수준으로 다시 농축해 돌려주겠다는 협상안을 제시해왔다. 70%를 서방에서 고농축처리할 경우, 이란 내에 남아있는 우라늄만으로는 핵무기를 개발하기 어렵게 된다. 이에 대해 이란은 저농축 우라늄과 의료용 원자로 가동에 필요한 농도 20%의 연료봉을 동시 맞교환을 주장하며 협상안을 거부해왔다. 하지만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이날 서방으로 보낼 저농축 우라늄의 양을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다.
미국은 조건부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미국 백악관 관리는 <비비시>(BBC)에 “이란이 새로운 제안을 한 것이라면 우리는 들을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마이크 해머 대변인은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의 발언이 새로운 이란의 입장을 반영한 것이라면 우리는 이란이 국제원자력기구에 통보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필립 크라울리 국무부 공보 담당 차관보는 이란 핵개발에 대한 추가 제재를 위해 수일 내에 중국·러시아·영국·독일 등 주요 6개국(P5+1)과 논의를 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해 제재 위협도 계속 했다.
한편,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지난해 이란 국경을 넘어 억류된 미국인 3명과 미국 내에 수감되어 있는 이란인을 맞바꾸는 방안에 대해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은 협의 사실을 부인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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