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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6.10 18:17 수정 : 2005.06.10 18:17


‘핵 논란’ 국제관심속 이란 대선 D-7

“종교지도자 권력장악, 개혁 어려워”…개혁파 불참선언속 라프산자니 독주

1주일 앞으로 다가온 이란 대통령선거 경쟁에서 악바르 하셰미 라프산자니 전 대통령이 독주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오는 17일 실시되는 이번 선거는 이란의 핵 개발을 둘러싼 논란의 와중에서 치러지는 것이어서 국제적으로 큰 관심을 끌고 있다. 그러나 정작 이란 국내에서는 후보간 대결보다는 투표율 높이기가 쟁점이 돼 있는 양상이다. 보수적 종교 지도자들이 실질적 권력을 장악하고 있는 현 체제 아래서는 선거가 별다른 의미가 없다며 개혁파 진영이 선거 보이코트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종교 지도자들은 서구와의 핵 협상과 미국의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합법성이 중요하다며 투표를 독려하고 있다.

현재 8명의 후보 가운데 선두주자는 중도 보수노선의 ‘실용주의자’ 악바르 하셰미 라프산자니 전 대통령이다. 8일 벌인 여론조사에서 그는 27.8%의 지지율을 보였다. 그 뒤를 전 혁명수비대 사령관인 모하마드 바케르 칼리바프(14%), 개혁파인 모스타파 모인 전 고등교육장관(10.2%)이 뒤쫓고 있다.

1979년 이슬람혁명의 주역이었으며 1989년부터 8년 동안 대통령을 지낸 라프산자니는 자신이 핵과 미국과의 관계개선, 경제개혁을 모두 이뤄낼 수 있는 ‘구원투수’임을 내세우고 있다. 그는 벌써부터 미국·영국 언론들과 인터뷰를 하고 미국 내 이란자산 동결 해제를 요구하는 등 대통령 당선을 기정사실화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30살 이하가 인구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이란에서 특히 젊은층의 선거에 대한 반응은 점점 차가워지고 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전했다. 1997년 모하마드 하타미 현 대통령이 개혁 돌풍을 일으키며 당선된 뒤에도 보수파들은 군·경찰, 사법, 정보기구를 장악한 채 개혁 움직임을 강력하게 막아왔으며, 종교 지도자들이 권력을 장악한 현 상황에서는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개혁은 어렵다는 인식이 퍼져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대선의 투표율이 50%를 밑돌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는 2001년 대선의 투표율 68%에 훨씬 못미치는 것이다. 특히 1차투표에서 과반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아 1주일 뒤 결선투표를 치를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이런 가운데 개혁파 진영은 선거 참여는 보수파와 현 체제에 합법성을 주는 것이라며 불참을 호소하는 쪽과 그래도 개혁파 후보에 투표해야 한다는 쪽이 분열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반체제 인사들의 살해사건을 폭로했다가 투옥돼 있는 언론인 악바르 간지는 최근 감옥으로부터 성명서를 보내 “이란인들은 최고 종교지도자 한 사람이 모든 권력을 독점하는 체제에 대한 거부를 표시하기 위해 투표를 하지 말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학생운동 지도자 메흐디 아민자데도 “지난 8년의 경험을 통해 누가 당선되더라도 최고 지도자나 기성 권력기구와 충돌하면 아무 것도 이룰 수 없다는 것은 명백해졌다”며 선거불참을 호소하고 있다. 그러나, 개혁파 후보인 모인 전 장관은 “선거불참은 보수진영의 전체주의적 지배를 가져올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이밖에 보수파들 사이에서는 라프산자니에 맞서기 위해 ‘범보수파연합’을 결성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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