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그다드 신병채용센터 부근
이라크 바그다드군 본부 건물 앞에서 자살폭탄 공격이 17일 발생해 최소 59명이 숨지고 125명이 다쳤다고 <에이피>(AP) 통신 등이 전했다. 이달 말 미군 전투병력의 완전 철수를 앞두고 있는 이라크에서 올해 들어 일어난 가장 큰 폭탄테러다.
이번 공격은 이날 오전 7시30분 바그다드군 본부 건물 근처에서 수백명의 신병이 줄지어 건물 입장을 기다리고 있던 가운데 일어났다. 이라크군의 카심 알무사위 대변인은 이번 일을 알카에다의 소행이라고 지목하며 자살폭탄 조끼를 입은 범인의 주검이 현장에서 발견됐다고 밝혔다. 야시르 알리라는 목격자는 <에이피> 통신에 “신병들 사이에 조용히 앉아 있던 금발의 젊은 남자가 신분증을 검사하는 관리에게 다가간 뒤 스스로를 (폭탄으로) 날려버렸다”며 사람들의 찢긴 사지가 자신의 주변에 떨어졌다고 끔찍했던 상황을 전했다.
사담 후세인 정권 당시 국방부 건물로 사용됐던 이 건물은 현재 바그다드군 11연대 사령부로, 신병 채용 센터로도 활용되고 있다. 미군의 철수를 앞두고 이곳은 최근 매주 250여명의 신병을 모집하고 있는데, 이날은 일자리를 구하기 위한 이라크 젊은이 1000여명이 새벽부터 몰려 있었다. 희생자는 최소 3명의 이라크 경찰을 비롯해 대부분 신병 희망자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이라크의 치안 환경은 정국 혼란과 미군 철군이 맞물려 점점 악화되고 있다.
지난 8일에도 남부 바스라 지역의 시장에서 발생한 연쇄폭탄공격으로 43명이 숨지는 등 이달 들어 폭탄공격에 따른 인명피해가 거의 매일 끊이지 않고 있다.
김영희 기자 d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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