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차별 공격 ‘최소77명 사망’
‘군·경 목표’ 테러 최근 급증
‘군·경 목표’ 테러 최근 급증
25일 오전 바그다드를 포함한 이라크 전국 16개 도시에서 무장세력들의 34차례 동시다발 공격으로 적어도 77명(보안군 22명 포함)이 죽고 4백여명이 다쳤다. 미국이 8월 말 전투병력의 철군 목표(5만명 이하)를 달성했다고 발표한 바로 다음날이다.
소행을 밝힌 무장단체는 나타나지 않고 있지만, 이날 동시다발 공격은 여러 도시에 산재한 조직들이 철저한 사전준비와 조정을 거쳤다고 볼 수밖에 없어, 무장단체들이 미국과 이라크 정부에게 공격능력을 과시하는 메시지가 담긴 것으로 분석된다.
공격은 오전 8시에서 10시까지 출근시간대에 집중됐다. 대부분의 공격은 이라크 군경을 대상으로 한 것이었지만, 시장과 주택가에서도 이뤄졌다. 바그다드 5건을 비롯해 북부의 모술, 키르쿠크, 남부의 바스라, 중부의 팔루자 등 주요 도시들이 망라됐다.
수도 바그다드로부터 남동쪽으로 170㎞ 떨어진 쿠트에서 자살폭탄 차량이 경찰서로 돌진해 적어도 20명의 경찰관이 사망하고 90여명이 다쳐 가장 많은 피해가 발생했고, 그밖의 지역에선 각각 10명 미만이 사망했다. 공격 수법은 자살폭탄과 차량탑재 급조폭발물, 도로매설폭탄 등 무장세력들이 오랫동안 써오던 수법들이었지만, 이라크 신속대응군을 겨냥한 폭발물 공격 이후 추가 무장공격도 한차례 있었다.
특히 미군 전투병력 철수 이후 전투를 맡게 될 이라크 보안군과 경찰을 겨냥한 공격은 최근 급증 추세다. 6~8월 사이에만 265명의 보안군이 전사했다. <에이피>(AP)통신은 하루 평균 5명의 보안군이 사망하고 있다면서 보도되지 않은 수치를 감안하면 그 수는 늘어날 것이라고 전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오는 31일 텍사스주 포트블리스 기지를 방문해 참전병사들을 격려한 뒤 이날 저녁 백악관에서 이라크 전투작전 종료를 공식선언할 예정이다. 하지만, 2년만에 최대 규모로 이뤄진 이날 공격은 총선 이후 5개월째 정부 구성도 못하고 있는 이라크의 험난한 앞날을 예고한다.
류재훈 기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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