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중동·아프리카

이집트 28일 ‘무슬림 집단예배’ 정국 중대고비

등록 2011-01-27 19:59수정 2011-01-28 08:49

군경 폭력진압 6명사망 무슬림형제단 시위 지지
대규모 ‘거리시위’ 예고 집권당 총장 “대화준비”
호스니 무바라크(83) 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이집트 시위가 중대한 고비를 맞고 있다.

이집트 주요 도시에선 27일(현지시각) 사흘째 수천명의 시위대가 거리 곳곳에서 군경과 쫓고 쫓기는 시위를 이어갔다. 경찰과 보안군이 붙잡힌 시위자들까지 닥치는 대로 폭행하고 시위대도 폭력으로 맞서면서 사태가 위험 수위로 치닫고 있다. 전날 시위대와 군경의 충돌로 또다시 2명이 숨지면서 시위 이틀 만에 사망자가 6명으로 늘고 부상자가 속출했으며, 체포된 사람도 1000명을 넘어섰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첫 시위가 제안됐던 인터넷 페이스북에선 28일 금요예배(무슬림들이 매주 금요일 정오에 모스크에 모이는 집단예배)가 끝난 뒤 나흘째 시위를 이어가자는 제안이 호응을 얻고 있다. 이집트 최대 야권세력인 무슬림형제단도 금요일 시위를 지지하고 나섰다. 이집트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무함마드 엘바라데이(69)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도 27일 오후 오스트리아 빈에서 오랜 외국생활 끝에 급히 귀국편 비행기에 올라, 28일이 이집트 정국의 향방을 가르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엘바라데이는 이날 <로이터> 통신에 “무바라크가 30년이나 집권했고 이제는 물러날 때”라며 “내일(28일)은 이집트 전역에서 대규모 시위가 있을 것이고, 나는 그곳에 시민들과 함께 있겠다”고 말했다. 그는 빈공항에서 기자들에게 “만일 사람들이, 특히 젊은이들이 내가 권력 이양을 이끌기를 원하면 그들을 내치지 않을 것”이라며 “나의 최우선 관심은 평화적 이행을 통한 새로운 이집트를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나는 거리의 시위를 이끄는 사람이 아니라 정치적 변화를 다룬다”고 밝혀, 꼬투리를 잡히지 않으려는 태도를 보였다.

사태가 확대일로로 치닫자 집권 민족민주당의 사프와트 엘셰리프 사무총장은 27일 처음으로 “시위에 나선 젊은이들과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며 자제를 촉구했으나, ‘무바라크 퇴진’ 요구와 빈곤·실업 문제에 대해선 아무런 양보나 대책을 내놓지 않았다.

앞서 26일 수에즈에선 일부 시위대가 지방정부 청사에 불을 질렀으며, 민족민주당 건물에는 화염병을 던졌다. 수에즈 보안당국은 모든 주요 건물에 대한 보안 조처를 강화하고 상가 철시를 명령했다.

취재기자들도 폭력적 시위 진압에 무방비로 노출됐다. 영국 일간 <가디언>의 잭 솅커 기자는 이날 “카이로 시위 현장을 취재하던 중 건장한 가죽점퍼 차림의 이집트 국가보안국 요원들에게 붙잡히자 아랍어와 영어로 외신기자임을 밝혔음에도 피가 나고 멍이 들도록 맞았다”고 당시 상황의 음성녹음을 가디언 웹사이트에 올렸다. 그와 함께 붙잡혔던 한 시위자는 “경찰이 나를 질질 끌고 가면서 ‘너희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해? 네가 영웅이야? 아니지!’라고 비꼬았다”고 털어놨다.

<에이피>(AP) 통신의 사진기자는 경찰이 내리친 돌에 얼굴을 맞아 광대뼈가 골절됐다. 이집트의 한 신문사 기자 6명도 경찰에게 마구잡이 폭행을 당했으며, 최소 7명의 언론인이 경찰에 구금된 것으로 알려졌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1.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2.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3.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4.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5.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