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월15일 아프가니스탄 칸다하르에서 아프가니스탄 민간인 3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미군 중 한명인 제레미 몰록 상병이 시신의 머리카락을 잡고 머리를 들어올리면서 싱긋 웃고 있는 모습이 20일 독일에서 발간된 시사주간지 <슈피겔> 최신호에 실렸다. <슈피겔> 갈무리
깁스 하사 등 5명 지난해 기소…대부분 혐의 부인 중
‘슈피겔’ 시신 머리 들어올리며 웃는 사진 등 3장 공개
‘슈피겔’ 시신 머리 들어올리며 웃는 사진 등 3장 공개
아프가니스탄 민간인 살해 혐의를 받고 있는 미국 군인들이 살해된 민간인의 시신과 함께 포즈를 취한 사진이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에 20일 공개됐다고 <에이피>(AP) 통신 등 미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사진은 지난해 일어난 비무장 아프가니스탄 민간인 3명을 살해한 사건을 조사한 군 수사관들이 압수한 것 중 일부다. 공개된 사진 중 한 장은 이번 수사의 핵심인물인 알래스카 출신의 제레미 몰록 상병이 시신의 머리카락을 잡고 머리를 들어올리면서 싱긋 웃는 모습이 담겨있다. 시신은 몰록이 지난해 1월15일 아프간 칸다하르에서 앤드루 홈스 일병과 함께 살해했다고 주장한 굴 무딘이라고 <슈피겔>은 전했다. 또 다른 사진에는 홈스가 똑같은 시신을 머리카락을 잡고 들어올리는 모습이 담겨있다. 세번째 사진은 죽은 남성 2명이 작은 기둥에 기대 세워져 있는 모습을 찍은 것이다.
문제의 살인사건은 지난해 1월, 2월, 5월 순찰 도중 일어났다. 첫 사건 뒤 소대원 중 한 명인 애덤 윈필드가 부모에게 페이스북을 통해 “동료가 민간인을 살해했고, 더 살해할 계획이며, 이를 말하지 말라는 경고를 받았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가족들은 이를 해당 부대 쪽에 알렸지만 아무 조처도 취해지지 않다가, 5월 부대 내 약물 수사 과정에서 한 증인의 신고로 드러났다.
사건에 관련된 시애틀 남쪽의 루이스-매코드 기지 소속 군인 5명은 살인 및 살인 공모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이들의 증언은 조금씩 엇갈린다. 몰록은 살해 혐의를 시인한다. 그는 최고 24년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몰록은 동료들의 행위를 적극적으로 증언하는 대가로 형량을 줄여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그는 홈스 일병과 함께 무딘을 ‘이유없이’ 살해했고, 캘빈 깁스 하사가 살해 계획을 주도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홈스 일병의 변호인은 “홈스는 몰록의 지시로 사진을 찍었을 뿐”이라며 “사진이 그가 살인을 저질렀다는 걸 증명하진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 깁스 하사는 살해 사실은 시인하면서도 “정당방위”라고 주장한다. 첫 민간인 살해 뒤, 이를 부모에게 알린 윈필드도 5월 마지막 살인사건에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부대 소대장으로, 사진을 찍을 당시 현장에 있었던 로만 리그세이 중위는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다.
몰록의 변호인인 제프리 나단은 “그가 (민간인 살해에) 물리적 책임이 있긴 하지만, 도덕적 책임은 잘못된 시간에 잘못된 전쟁으로 이들을 내몬 미국 지도자들에게 있다”고 말했다. 이 소대에서는 이들 외에도 또 다른 7명의 병사들이 마약 복용, 비무장 농민들에 대한 사격, 시신 훼손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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