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협회 세미나서 전망
리비아 사태가 연말까지 장기화할 경우엔 국내 기업들의 연간 수출 피해와 건설 수주 차질 규모가 16억달러(약 1조8000억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는 23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과 공동으로 무역센터에서 연 ‘중동의 정세변화와 우리의 대응방안 세미나’에서 이렇게 밝혔다. 협회는 사태가 장기화하면 건설 수주 차질 12억달러를 비롯해 기계류 1억9000만달러, 전기·전자 8500만달러, 화학공업 4100만달러 등의 수출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협회가 리비아에 수출하는 업체 278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를 보면, 전체의 33.1%인 92개사에서 수출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비아 사태 발생 이후 최근 2주간 리비아에 대한 수출 차질 규모는 7900만달러(약 885억원) 안팎으로 파악된다고 협회는 밝혔다. 이는 국내 기업들이 한해 동안 리비아에 수출하는 금액의 5% 수준이다. 특히 자동차와 건설중장비 등 수송기계류가 47곳, 6200만달러로 피해가 가장 큰 것으로 조사됐다.
중동 정정불안 여파로 국제 유가가 배럴당 130~140달러까지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국책연구기관의 전망도 나왔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이날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경제정책조정회의에 이런 내용의 시나리오별 국제 유가 전망을 보고했다. 연구원은 중동 사태가 조기에 종결될 경우 두바이유가 배럴당 85~95달러로 낮아지고, 리비아 사태가 악화하면 배럴당 120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알제리·오만·예멘까지 사태가 악화할 경우엔 130~140달러로 치솟고,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주요 산유국으로 확산되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하면 150달러 이상으로 폭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구원은 “향후 국제 유가는 리비아 사태의 장기화 및 주변 고위험군 국가의 내부 소요로 진전돼 단기적으로는 배럴당 130~140달러로 오를 가능성이 비교적 높다”며 “다만 단기적으로 유가가 급등하더라도 산유국의 여유 생산능력을 고려하면 고유가 지속 기간은 길지 않을 전망”이라고 밝혔다.
황보연 기자 whyn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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