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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유대계 미국인 ‘담대한 희망’
이스라엘 ‘가자 봉쇄’ 뚫는다

등록 2011-06-21 21:01수정 2011-06-21 21:15

국제구호선단 이달 말 1년만에 다시 출항
‘담대한 희망’호 지지·우정 편지 싣고 합류
이스라엘 “입항 불허”…또 비극 날까 우려
‘평화’의 이름으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해상 봉쇄를 뚫으려는 ‘담대한 희망’이 1년만에 다시 닻을 올린다.

 세계 20여개국의 평화 활동가 500여명이 탄 10척 안팎의 국제구호선단이 이달 말께 그리스 아테네를 출항해 지중해 연안의 가자 지구에 구호물품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에이피>(AP) 등 외신들이 전했다.

 특히 이번 선단엔 유대계 미국인들과 미국 지도급 인사들이 탄 미국 선박 한 척도 합류할 예정이어서 관심을 모은다. 미국 국기를 달고 가자지구로 향할 이 선박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저서명을 딴 ‘담대한 희망’(The Audacity of Hope)으로 명명됐다.

 ‘담대한 희망’ 팀은 20일 미국 워싱턴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의 내용을 공개하는 방식으로 자신들의 계획을 밝혔다. 이에 따르면, 유대계 미국인 9명을 포함한 평화활동가 36명, 선원 4명, 취재기자 10명 등 모두 50명이 배에 승선할 예정이다. 구호선단의 다른 선박들과 달리 ‘담대한 희망’호에는 구호품을 포함해 일체의 물품을 싣지 않는다. 대신, 고통받는 팔레스타인 민중에 대한 지지와 우정을 표시하는 미국인들의 편지 수천통을 전달할 계획이다.

 미 육군 퇴역 대령이자 여성 활동가인 앤 라이트는 “미국 정부가 인권과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지 못할 때 행동에 나서는 것은 시민의 책무”라며 “ 이번엔 팔레스타인이 그 사례”라고 말했다. 그는 “이스라엘의 불법적인 가자 봉쇄와 이스라엘의 범죄 행위에 대한 미국 정부의 비호에 맞서는 것이 이번 항해의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스라엘 언론들도 이들의 계획에 비상한 관심을 갖고 주요 뉴스로 보도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 정보분석관 출신으로 이번 항해에 참여하는 레이 맥거번은 20일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와의 인터뷰에서 “우리의 안전이 걱정되긴 하지만 우린 비무장이며 순교자도 아니다”며 “이스라엘 정부가 우리를 저지하면 ‘승선을 환영합니다. 이 편지들을 읽어보시고, 가자 주민들에게 전달하도록 해주십시오’라고 부탁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지난해 유혈 사태에 이어 올해로 두번째 시도되는 구호선단의 가자 입항도 허용치 않겠다는 태도여서 자칫 비극이 재연될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5월 터키가 주축이 된 첫 국제구호선단은 지중해 공해상에서 이스라엘 특수부대의 기습 공격을 받아 평화활동가 9명이 숨지는 참사를 빚은 바 있다.

 앞서 지난 19일 이스라엘의 엘리에제르 해군 사령관은 “가자 구호선단은 이스라엘군과 충돌해 언론을 자극하고 이스라엘의 합법적 지위를 부인하는 게 유일한 목표인 혐오스러운 선단”이라며, 선단의 가자 입항을 재차 무력 저지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담대한 희망’팀의 레슬리 케이건 변호사는 “이번 구호선단의 모든 참가자들은 ‘비폭력’ 방침을 명심하고 있으며, 7월1일까지는 가자 항구에 입항하기를 바란다”며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에게도 구호선단의 평화적 활동을 감시해달라고 요청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일간 <예루살렘 포스트>는 20일 “지난달 말께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은 ‘가자지구에 대한 구호활동은 적법한 통로를 통해 이뤄져야 한다’며 구호선단 계획에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신문은 “반 총장이 관련국 정부들에도 구호선단 계획을 만류하기 위해 영향력을 행사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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