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다 칸파르 총국장
미국에 불리한 화면 삭제
위키리크스 폭로 뒤 비난
위키리크스 폭로 뒤 비난
최근 공개된 내부고발 사이트 위키리크스의 문건에서 친미 행각을 벌인 것으로 드러난 아랍 위성방송 <알자지라>의 사장이 사임했다.
<알자지라>는 20일 8년 동안 일해온 와다흐 칸파르(42) 사장이 사임했다고 발표했다. <알자지라>는 성명에서 칸파르가 지난 7월에 사임 의사를 밝혔고, <알자지라>가 있는 카타르의 왕족이자 사업가인 아흐마드 사니가 후임을 맡게 됐다고 밝혔다.
지난달 30일 공개된 위키리크스 문건 중 카타르 도하의 미국대사관이 본국에 보낸 문서에서, 칸파르는 미 국방정보국과 꾸준히 접촉해온 동시에 이들의 요구에 따라 미국에 불리한 화면을 삭제했던 것으로 알려져 비난에 휩싸였다. <에이피>(AP) 통신은 그가 이라크 내 미군 작전에 따른 참상을 보도하는 프로그램에서 부상당한 어린이와 얼굴에 큰 상처를 입은 여성의 화면을 잘라냈다고 전했다.
팔레스타인 출신인 칸파르는 8년간 <알자지라>에서 일하며 현재의 <알자지라>의 입지를 만든 일등공신 중 한 사람이다. 그는 2009년 <포브스> 선정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로 꼽히기도 했다.
칸파르는 이날 트위터에 “<알자지라>에 변화와 개선이 필요했기 때문에 사임하는 것일 뿐”이라고 위키리크스 파문에 따른 사임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알자지라>가 친미 파문을 서둘러 진화하기 위해 사퇴시켰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카타르의 민영 위성뉴스채널인 <알자지라>는 2001년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폭격을 상세히 보도하면서 이름을 날렸고, 오사마 빈라덴의 성명을 처음 방송하기도 했다. 하지만 위키리크스 문서에 따르면, 미국 외교관들은 <알자지라>가 카타르 외교정책의 도구로 쓰이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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