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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이집트 내각, 군부에 사퇴서
유혈진압 시리아, 고립 가속

등록 2011-11-22 21:02수정 2011-11-22 22:49

험난한 ‘아랍의 봄’
‘아랍의 봄’이 다시 고비를 맞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중동 지역을 휩쓴 민주화 열풍인 ‘아랍의 봄’의 디딤돌과 걸림돌 같은 곳인 이집트와 시리아가 각각 중대한 전환점에 들어섰다. 이집트는 군부통치를 놓고 유혈사태가 계속돼, 무바라크 퇴진 이후의 민주화 성과가 진전이냐 퇴보냐는 기로에 섰다. 반정부 시위에 유혈탄압으로 일관해온 시리아는 아랍연맹으로부터 회원국 자격이 정지되고, 오랜 우방이던 터키와의 관계가 악화되는 등 정권 고립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집트 내각은 21일 임시 최고통치기구인 최고군사위원회(SCAF)에 최근 유혈사태에 대한 책임으로 사퇴서를 제출했다. 내각의 뒤에 있던 군부한테 이제 공이 넘어간 것이다. 군사위는 내각 사퇴에 대한 공식 결정을 하지 않고 있으나, 국영 텔레비전은 군사위가 새로운 총리를 물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군사위는 이날 밤 성명을 내고, 정치지도자들과의 회의 및 유혈사태에 대한 공식조사를 발표했다. 또 군사위는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의 여당 쪽 선거 출마를 제한할 수 있는 법도 공포했다. 기존 야당들을 달래기 위한 조처다. 그러나 유혈사태를 야기한 핵심 사항인 군부권력 문제를 두고서는 침묵했다.

시민 및 야권 세력은 군부를 비판하면서도 단일한 대오를 형성하지 못하고 있다. 최대 야당 세력인 무슬림형제단은 시위 직접참여를 거부하며 예정된 총선의 실시를 주장하고 있다. 28일 총선이 예정대로 치러질 경우 다수당 확보가 가능하다는 계산이 깔려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시민세력과 자유주의 정치세력, 중도 이슬람정당 및 강경보수 이슬람세력 등 나머지 세력들은 대체로 무슬림형제단이 권력의 한편을 차지하려 한다며 비판적 시각을 나타내고 있다. 국제원자력기구 전 사무총장이자 대통령 후보인 무함마드 엘바라데이가 이끄는 자유주의 정치세력도 군사위로부터 민간정부로의 즉각적 권력이양을 촉구하고 있다. 특히 타흐리르 광장의 젊은층들은 군부 퇴진에 강경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관건은 시위의 확산 여부다. 21일로 사흘째를 맞은 반군부 시위는 전국으로 퍼지며, 유혈사태의 강도가 높아져 왔다. 23명이 숨지고, 1500명이 다치는 등 무바라크 퇴진 시위 때에 버금가고 있다. 사망자 일부는 실탄에 맞은 것으로도 확인됐다. 22일에는 자유주의 세력부터 극보수 이슬람주의 세력까지 묶는 최초의 연대 백만행진이 계획돼 있다.

민주화 요구에 유혈진압으로 일관하는 시리아의 아사드 정권은 서방에 이어 아랍권의 제재에 부닥쳤다. 20일 아랍연맹이 시리아의 회원국 자격 정지를 한 데 이어 아사드 정권을 후원하던 터키도 지지를 철회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는 22일 텔레비전 연설을 통해 “지역과 국민의 안녕을 위해 아사드는 권좌에서 물러나라”고 주장했다. 그는 아사드에게 “자신의 국민들과 죽음을 맞을 때까지 싸운 사람을 보고 싶으면 히틀러나 무솔리니를 보면 된다”며 “이들에게서 교훈을 얻지 못했다면 불과 32일 전에 죽은 리비아의 리더 카다피를 보라”고 덧붙였다. 이집트와 시리아에 안팎으로 가해지는 도전들로 ‘아랍의 봄’은 새로운 단계로 들어서고 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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