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이 인권문제 일으킨다”
“지금 아프간에서 인권위원회는 내전의 희생자들과 하층계급의 ‘언어’입니다. 옛 소련의 침공 이후 23년간 이어진 내전으로 전반적인 질서가 무너진 아프간에서 유일하게 민중들의 신뢰를 받는 기관이지요.”
한국국제교류재단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 중인 시마 사마르 아프간 인권위 의장은 20일 아프간에서 인권위의 의미를 이렇게 설명했다. 아프간 임시정부 부총리 겸 여성부 장관을 지낸 그는, 지난해 미국 잡지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100명’에 뽑힌 바 있다.
2002년 6월 창립된 아프간 인권위는 여성과 어린이 등 사회적 약자들의 인권에 특히 주목하고 있다. 과거사 청산 차원에서, 옛 소련과 결탁해 국민들을 억압했던 폭력기구들에 대한 조사에도 힘을 쏟고 있다.
그는 오는 9월 총선을 앞두고 선거 교육에 힘을 쏟고 있다. 선거가 무엇이고, 왜 투표를 해야 하는지조차 모르는 이들이 많은 아프간에선 몹시 힘든 작업이다. 그는 “이번 총선부터 여성에 전체 의석의 25%를 할당하는 쿼터제가 처음 실시된다”며 “여성 후보들을 돕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아프간에는 대테러 전쟁을 위해 미군이 중심이 된 연합군이 주둔하고 있는데, 주로 이들에 의해 인권 문제가 일어난다고 한다. 그는 “이들은 민간인들의 집에 함부로 들어가고, 여성의 몸을 더듬는 등 이슬람 문화를 정면으로 거스르는 일들을 자행한다”며 “이들이 운영하는 유치장에서 인권 유린 행위가 있다는 제보도 있다”고 전했다.
유강문 기자 moon@hani.co.kr 홍수희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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